날카로운 모서리에서
서서
돈 벌기.
멀리 안 가기.
인생 보내기.
(이때 내가 좋아하는 바람이 분다)
내가 읽는 책은
좌절하는 느낌들에게
찬성표를 던진다
  1장. 빵 한 조각은 아무것도 아니다
  2장. 그 루프가 시작되면 산산조각 폭풍처럼
  3장. 신발 뒤축을 끌고 다니는 녀석들이 있다
  4장. 고무나무 잎에서 흐른 피
  5장. 우울 조리개를 개방하며
  6장. 버터가 된 H빔 호랑이의 투쟁
 감사의 말: 옥수수 수염 같은 부드러운 식물성 한 토막.
이 모든 걸 합친
잉여 쓰레기 늙은 여자 머리채.
  ―모서리 끝에서 굴려버린다.
세상에 아주 많은 평범한
굴러떨어진 죽음들이
이불 속에서 날 안아준다
내가 죽여놓고도 모를 죽음들이
나머지 생을 살아가고 있다
불행하게도 오늘 밤
나는 잘 크는 아이다
잠들기 전 읽는 과학책에서:
  얼마나 많은 공룡이 석유 1리터에 녹아 있을까?
  왜 인간은 언제나 최첨단을 추구할까?
  나와 돌멩이의 공통점은?
물으며 나는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며 마구 자라버린다
아무것도 못 느끼는 하루가 많고
서서히 마음에 들지 않는 급가속.
엄마가   물려준. 공포의. 지폐와
아빠가 만들어  준. 잡채 사리가. 머릿속에. 한  가득.
자,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맥주를 마시자.
노란 밤 어른의 맥주.
언젠가 암 덩어리가 될 수 있는
어른의!
뭐가 흔들리지 않냐고?
  ―네가 생각하는 모든 것!
모든 것에는 속옷이 포함되어 있다
모든 것은 속옷을 입고 있다
내 몸은 모든 것.
남의 속옷을 입고 있다
(이제 머릿속에선 속옷이라는 바람이 분다)
나는 하면 할수록
허탈한 맥주를 마신다.
허탈한 맥주를 마시는
나에게 찬성한다.
그리고 너는
어떻게 생각해?
(너도 속옷 바람이잖아)
(맥주 좋아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