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7일 수요일

나무성

이거 컨셉이죠?
 
아닌데요.
 
그럼 사칭?
 
뭐하러.
 
그거야 저는 모르죠.
 
저도 몰라서
 
햄버거
햄버거를 생각한다. 이 별의 숲은 사각거리는 소리를 낸다. 무언가를 깎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기척은 없다. 이 별의 숲의 나무들은 알아서 자란다. 자라다 말다를 반복한다. 비물리적으로 자라므로 시간과 속도는 자람과 무관하다. 이것이 이 별의 숲의 나무들의 잎사귀를 저 별의 당신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오지는 숲이군.
 
당신은 감탄부터 하고 본다. 그리고 나서 이유를 생각한다. 왜 자라는 거지? 어떻게 자라는 거지? 나는 지금 당신이 이유를 생각하는 이유를 헤아리고 있다. 당신의 생각에 보조를 맞추며. 당신의 미간에 몇 겹 주름이 생길 때 나는 약 올리듯 자란다. 나는 당신이 놀라는 게 좋다. 당신의 방에는 저 별의 나무로 만든 것이 가득하다. 그들은 죽은 척 하고 있다. 어느 화창한 날 당신을 크게 놀라게 하려고.
 
이것은 성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명확히 하자. . 건축 자재는 다양하다. 나무가 가장 흔하지만 아직까지 남아 있는 나무성은 드물다. 드물게 남은 나무성은 굳건하다. 김무성처럼. 이것은 농담이 아니다. 불타는 나무성을 본 자는 그것을 평생 떠올리게 된다. 죄악감. 나무는 죽을 때까지 타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무에게는 삶이 없듯이 죽음도 없다. 나를 본 자들은 이미 죽은 후였다. 당신도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나는 가지 두 개를 움직여 당신의 입을 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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