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리에테 ] 태그의 글을 표시합니다.
레이블이 바리에테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2년 2월 9일 수요일

과거학회2

초기 과거학회는 동호에 의해 결성된 모임이었다. 취미가 양식화되는 과정들과 마찬가지로 과거학회 또한 자기 자신의 누림을 위한 노동과 여가 시간의 선용으로 작동했다. 지금은 딱히 그렇지만도 않게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그 취미의 정신 정도는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는 것 같다. 학회를 탈퇴하려는, 이 글의 저작자인 나는 상임 기술자 윤진(Yoon-jin)이다. 원전 사고로 직업을 잃은 이후 투신하듯 학회에 들어왔고 피프르(fipr) 담당장으로 오십사 년 일했다. 이 글은 나 다음 이 일을 맡을 사람을 위한 안내 책자다. 누가 나를 대신하게 될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오고 있다고 한다. 내게는 그가 아직 추상적이다.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빈 화면에 어렴풋이 드리우는 실루엣이다. 온다고만 하는 그 실루엣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