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1일 금요일

개저씨 탈락쇼

호랭이 물어갈 놈, 느자구 없는 새끼, 씨팔조팔. 자꾸 욕을 해서 미안합니다. 개저씨들이랑 일하다보면 저절로 욕이 늡니다. 아줌마는 멸칭이 되고 아저씨는 보통말인 세상에서 개저씨라고 또 구분을 지어 욕을 해야하는 게 매우 열받는 일이지만 개저씨만큼 존딱인 단어도 없습니다. 개저씨들에게는 한순간에 좋은 분위기를 좆창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아저씨와 개저씨는 스펙트럼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를 아개저씨, 개아저씨 같은 것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여자들이 어디 가서 일당으로 이 정도 돈을 받으려면 몸을 파는 수밖에 없다.

-(잘 지냈냐는 물음에)아니, 우리가 사귀는 사이야? 누가 들으면 오해해.

-걔는 내가 아는 일본 여자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고 하니까 정색하더라. 애가 뻣뻣해.

-저 여자랑 어깨빵하면 뒤지겠다. 얼굴도 무기야.

-운전 드럽게 하네. 여자인가?(확인하고 남자면 입 싹 닫음.)

-(신변잡기를 보여주며) 300만원 주고 배웠어, 룸에서 ㅎ

-저 살 많이 빠졌죠?(그렇네요.) 그쪽이랑 데이트 하고 싶어서요.(20살 이상 차이 나는 유부남의 농담)

-(새로 온 여성인 매니저를 앞에 두고) 내 새로운 마누라야.

그밖에 지역혐오, 인종차별, 끝도 없는 자기자랑, 맨스플레인 등이 개저씨들의 특징입니다. 이런 거 저런 거 너무 많아서 다 들이받자면 생계가 불가능한 지경입니다.

개저씨들의 시대는 어디에서 멈춰 있는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최소한 10년 전? 진짜 차라리 10년 전이면 다행이고, 가끔은 근세나 근대사회에서 출현한 듯한 개저씨를 만나기도 합니다.

현 시대의 윤리는 누군가를 나락 보내고 싶을 때만 동원됩니다. 사이가 좋지 않은 도긴개긴 개저씨들은 서로가 조만간 성희롱, 성추행 등으로 잡혀갈 거라 생각합니다. 이게 대체 무슨 현상일까 싶습니다.

개저씨들이 변하는 날이 올까요? 부계 중심 사회에서 오냐오냐 하며 지나치게 허용적으로 자란 탓인지 죄다 허깨비라도 씌인 것처럼 도무지 시대에 발맞출 생각을 하지 않는데요. 일단 소통조차 불가능한데요.

수 년 전에 대형 면허를 따러 갔습니다. 대형 면허 시험은 도로주행 없이 기능 시험만 통과하면 돼서 가르쳐준 대로만 하면 됩니다. 시험 순서를 기다리면서 개저씨들끼리 가속 구간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얘기하는 걸 듣게 되었습니다. 누구도 강사가 알려준 방법을 기억해내지 못했습니다. 각자의 방법을 창조해 떠들어댔습니다. 아무도 강사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던 거지요. 뻥 안 치고 그 토론에 참여한 개저씨들은 전부 시험에서 탈락했습니다.

당시 저는 제 눈앞에서 벌어진 탈락쇼가 그저 우연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씨들과 동료로 지내고 우애를 다지며 그게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개저씨들은 자기 안에서 생성된 무언가만을 기준으로 삼고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대화 상대에게 바라는 건 인정과 리액션뿐입니다.(캬~ 크~ 오~ 세 가지 추임새로 영원히 대화 가능) 물론 언니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 중 개저씨들의 비율이 압도적이고 어떤 파훼법도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보아 알고 있습니다. 개저씨들은 모두 탈락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당당하게 세상을 활보하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은 무엇입니까? 부디 본 것을 믿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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