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어떤 여자가
검은 봉지 들고 있었다.
감을 꺼내 먹고 있었다.
옷에 막 묻히면서
팔뚝에 흐르는 감물을 핥아가면서
먹고 있는 여자가 감 냄새를 피웠다.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놓고!
여기서 처음으로
나는 여자를 좋아하게 된다.
나를 먹어줬으면, 달콤하게 잡아 먹어줬으면
감 꼭지로 만든 모자를 쓰고
찐득거리는 얼굴로 온통 뛰어다니게 된다.
게으름,
담배,
꽃,
거드름…
말고도 피울 게 너무
많아
무심코 먹고 있으면 마음대로 피어올랐다.
천천히 산책로 속으로 쏟아졌다.
봉지 안에서 너무 잘
터질 것 같은 여자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아래서 물렁 감 터졌고
단맛 흐르는 게 꼭
부드러워
영원히!
나는 여자를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완전히 터져버린 이유는
일단 생략하겠다.
이제는 한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어도
아무 모자나 뒤집어쓰고
몰래 관찰하며 공원을 뛰어다니면 되는데
내 몸을 자유자재로 살 때
징그럽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다.
검은 봉지에 넣고 절대 안 보고 싶어진다.
어디 갖다버리고 싶어진다.
좋은 저녁.
은은한 감 냄새.
대놓고 내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