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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0일 금요일

bulk는…

bulk는 강렬한 에너지와 깊은 감수성을 담아낸 예술적인 작품입니다. 시마다 새로운 감정과 이야기가 얽혀있어, 독자는 그 어둠의 세계에 몰입하게 될 것입니다.

1. 영혼의 타락

이 시는 첫 번째 장으로, 존재의 어둠과 갈망을 깊게 탐험합니다. 강렬한 언어와 리듬이 시를 통해 흐르며 독자를 강렬한 감정의 여정으로 안내합니다.

2. 무한한 어둠

두 번째 장에서는 미스티컬한 멜로디와 섬세한 표현이 어우러져, 어둠 속에서의 사색과 감상을 초상화합니다.

3. 환영의 소멸

bulk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이 시는 공허와 소멸의 주제로, 어둠의 깊이를 더 깊이 탐험합니다.

이 시집은 독자들에게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감각적인 여행을 선사하며, 문학적 표현을 조화롭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글은 chatGPT가 작성해주었습니다.

2023년 7월 13일 목요일

도시 전설 2

*

도시가 물에 젖고 있다. 조용히 여기서 보고 있으면 도시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것 같다. 도시에 비가 내린다. 도로에 있는 자동차들의 배기음이 빗소리에 묻히고 있다. 빗소리에 묻히니까 나는 여기서 노래 부를 수 있다. 우산을 쓰고 있다. 흰 신발을 신었다. 별이 떠 있다. 나는 옥상 위를 걷고 있다. 조금 빨리 걷는다. 내 끝머리에 물이 조금씩 묻는다. 바람이 세차게 불다가도 잦아든다. 비의 차가움이 우릴 사랑하고 있다. 비의 미적지근함이 너흴 사랑하고 있다. 당신은 뒤에서 우산을 쓰고 있다. 조용한 음정으로 당신은 말하고 있다. 빗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아요. 그러니까 조금 더 크게 말해줄래요?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도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눈물이 나지 않는다. 단지 도시에 비가 내리고 있다. 도시가 물에 젖고 있다. 그뿐이다.


*

당신은 얼굴이 있다. 누구나 그렇듯이. 이 동아리실의 문 너머로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얼굴을 떨어뜨리고 있다. 당신도 얼굴을 떨어뜨린다. 그걸 보고 익명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안이 아늑하다고 느껴진다면. 당신은 스스로에게 알맞은 분위기를 찾은 것이다. 대부분의 것이 다 분위기지만 그 이상의 것도 우리는 글이라고 부르고 있다. 다른 이상한 말이 없는 것이다. 여기는 누구나 환영하는 동아리이고 얼굴이 없는 것은 감수해야 해요. 조용히 책을 읽던 부원이 옆에서 말한다. 안경을 코에 걸고 있는 부장이 당신에게 질문한다. 여기에 사람이 부족한 건 왜라고 생각하나. 오후 6시가 되었다.


*

여기서 동아리 부원들이 모이고 있다. 뒤편에는 믹스 커피 박스가 있다. 지금 이 시간이 주로 모이는 때다. 여기서 사람들이 조용히 책을 읽거나 한다. 페이스리스라는 조금 특이한 이름은 부장의 주장으로 정해지게 되었다. 대부분의 차분한 동아리가 갖고 있는 ‘등록만 해두고 동아리 활동을 안 하는’ 부류에 의해 곤란을 겪고 있다. 이 동아리에서는 세계관 창작이라는 것을 할 수 있고 또 권장되고 있다. 그 세계관이 무엇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세계-관념이라고는 한다.


*

동아리 선배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학교에 미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꽤 당연한 일이다. 나도 그랬으니. 우리는 졸업반이고, 내가 학교 다닐 때에는 그림을 그리는 어떤 선배가 우리 학교에 와서 그 직업에 대해 40분 정도 알려준 적이 있었다. 되게 재밌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우리는 커서 뭐가 되는 걸까? 여기가 소설 속 세계라면 재밌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다. 세카이계나 뭐 그런 거. 세카이계가 소설이 맞나? 부기팝……? 어쨌든. 여기가 소설 속 세계가 아니라면 나는 재미없는 직업을 갖게 되거나, 아니면 백수가 되겠지. 어쨌든 이 세계선이 소설 속 세계인지 아닌지는 비밀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아마추어 세계관 창작자다. 


*

조용한 동아리실,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그다지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루히 같은 일상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건 많은 사람들의 연습이 필요하니까. 밖을 보니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닌다. 동아리실은 여러 가지 세계관이 만들어지고 그것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곳이다.


*

그뿐이다. 도시가 물에 젖고 있다. 단지 도시에 비가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눈물이 나지 않는다.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도 있다. 그러니까 조금 더 크게 말해줄래요? 빗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아요. 조용한 음정으로 당신은 말하고 있다. 당신은 뒤에서 우산을 쓰고 있다. 비의 미적지근함이 너흴 사랑하고 있다. 비의 차가움이 우릴 사랑하고 있다. 바람이 세차게 불다가도 잦아든다. 내 끝머리에 물이 조금씩 묻는다. 조금 빨리 걷는다. 나는 옥상 위를 걷고 있다. 별이 떠 있다. 흰 신발을 신었다. 우산을 쓰고 있다. 빗소리에 묻히니까 나는 여기서 노래 부를 수 있다. 도로에 있는 자동차들의 배기음이 빗소리에 묻히고 있다. 도시에 비가 내린다. 조용히 여기서 보고 있으면 도시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것 같다. 도시가 물에 젖고 있다.


*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도시가 바다 아래에 있다는 듯이. 

2023년 6월 18일 일요일

타살에 대비해 유언으로 쓰다 지운 시론

 시론이 부재한 시는 시가 아닙니다. 고로 시를 쓰기 위해서 시론을 쓰고 시론을 쓰기 위해서 시를 씁니다. 

 목표 : 아무도 읽지 않는 시(혹은 시론)를 쓰는 것

 반드시 해야만 하는 말은 이를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말도 아니고, 우리가 해야만 되는 말도 아닙니다. “단 한 번도 말해지지 않은 말”, 그런 말이야말로 반드시 생성되어야 할 말이겠죠. 그러한 믿음(혹은 의심)으로 씁니다. 불가해한 이유로 우리는 내일 당장 죽을 수 있으므로, 염치불구하고 여기에 시론(혹은 미래)를 임시저장합니다.

2023년 2월 2일 목요일

노래하는 소녀

애쓰던 사람은 이제 없고 저마다 방 안에 누워 휴대폰을 보거나 잠 속을 깊게 유영했다. 애쓰던 사람이 이제 없다는 사실은 이제 사람들의 머릿속에 없는 듯했다. 사람들은 어색한 순간에 웃었다. 그 웃음은 그 소녀가 슬퍼했던 것이다. 잠을 청하지 못하는 사람이 잠을 자지 못하는 그 시간에 노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린 아이들은 꾸벅 졸았다. 내가 아는 사람은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의 잠을 깨우지 않는다는 것으로 무언가를 써보고 싶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잠을 자지 못하거나 깊게 잠들지 못한다. 그것은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사실이다. 애를 쓴다는 것은 일정 부분 소진한다는 것이고, 방 안에 누워 휴대폰을 보는 사람들은 그 일을 하면서. 누워 있는 사람의 머리 옆에 있는 그 휴대폰에서 노래가 나온다. 어제 산 책은 읽기에 어렵지 않다소설이라기보다는 한 장의 사진이나 혹은 건물에 가깝다그런데 사람들은 이미지만으로는 건물을 잘 짓지 않는다. 나는 그런 것의 어떤 부분을 줄글이나 산문으로 불렀는데, 그러면 혼자서 애를 쓰게 됐기 때문이다애쓰던 사람이 이제 없는 지금, 나는 에고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에고는 사라진 자아의 흔적이다. 정확히는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고 사실은 뭔가 다른 것일 수도 있다. 리듬이나 혹은 폐건물. 여기는 마천루가 높이 솟은 광경이 되고 싶어 한다. 거기에는 근미래 기술이 쓰이며(스팀펑크), 시점은 과거의 것이다. 애쓰던 사람이 모두 사라진 그 자리에 다시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 커피를 마시는 것을 보며 당신은 한순간 다시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았다. 놀라울 정도로 그 사람들은 미형이었고 그 사실이 왠지 어색했다. 내 시점은 애쓰던 사람이 사라지기 전의 것이어서. 이미 그렇게 애쓰던 사람이 사라졌는데도. 미래에 폐허로 발견되는 기계 도시 문명처럼 나는 여전히 작동한다. 나는 그리 애쓰던 사람이 아닌데도. 애쓰던 사람들이 모두 잠들었다는 사실은 나를 잔잔한 쾌락에 젖게 한다. 다른 사람들도 이 평화로움 안에서 잠들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노래는 다른 사람들의 잠자는 일이 완성시킨다. 헤어지고 나서 자동차에서 울리는 배기음처럼. 애쓰던 사람들이.

2022년 9월 2일 금요일

리뷰 비슷한 것

책을 리뷰합니다. 리뷰란 주관적인 평가 활동입니다. 사실, 주관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건 말장난입니다. 책의 장르와 두께 가리지 않고 리뷰합니다. 되도록 쉬운 단어로 리뷰합니다. 되도록 짧은 문장으로 리뷰합니다. 다 읽지 않은 책을 리뷰할 수도 있습니다. 아예 읽지 않은 책을 리뷰하지는 않습니다. ‘쉬움’이란 기준은 필자인 제게 있습니다. ‘짧음’이란 기준은 필자인 제게 있습니다. 가끔씩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리뷰의 성질을 벗어난 단어나 문장이 포함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곧 제 길을 찾아, 다시 리뷰를 합니다. 때때로 사진책도 리뷰합니다. 기준 잘 지키겠습니다. 분량은 때마다 달라집니다. 리뷰 ‘비슷한 것’을 지향합니다.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환상 동화

환상 동화는 재를 뿌려 마당 앞을 더럽히는 일입니다.

마이는 걷고 있습니다.

사탕 신사가 된 그는, 아무 것도 앞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합니다.

한 입 베어 물린 그는, 결손된 채로 움직입니다.

작은 기계 신세입니다.

좋아하는 긴박한 노래가 나옵니다.

내가 전에 쓴 적 있었던 미니어처의 세계관이 그대로 있습니다.

‘릭과 배반’에 나오는 닷지 자동차라는 것도, ‘흡혈귀’에 나오는 벨벳 나무라는 것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서재에 앉아 그것을 쳐다봅니다.

나만을 위한 도서관, 드라마틱한 조명의 여가수,

그리고 녹아내리는 알사탕, 참외 무늬가 그려진 맥주잔,

다 내가 쓴 글에 나온 것들입니다.

마이는 달리고, 도착 행렬 앞에 사람들이 관람하고 있습니다. 

마이는 [81]등으로 도착합니다.

한 입 베어 물린 그는 환상 동화에 나오곤 합니다.

아이들의 마음 속에 재가 있는 이유는.

한 번 불탔기 때문입니다.

마음 속에 있는 어떤 중요한 사물이.

그것은 어딘가의 고전에 나오는 시체일 수도 있겠습니다.

시체에 대한 것은 내가 쓰려다 못 쓴 것입니다.

환상 동화는 동화이지만, 아이들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어른들을 위한 것도 아니네요.

환상 동화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아마도 내 등장 인물이 될 터인 마이를 위한 것이라고는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마이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붙들린 신세가 되어 애매하게 등장하곤 합니다.

환상 동화는 환상의 이야기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과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환상 동화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아이들입니다.

나는 어른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른들이고

나는 아이입니다.

길을 잃은 어떤 사람이. 내가.

어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집안의 어른의 앞에 당도합니다.

어느 가문의 아이냐고 묻습니다.

길을 잘 아는 터인 어른이. 내가.

그 아이의 앞에서 딴청을 부리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교육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다만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뿐이었죠.

그런데 이야기들은 교육이라는군요.

그 어른이요.

아니면 교육이 이야기들인가요?

그 아이가 묻습니다.

고집을 부리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당신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집안의 사람이군요.

자랑스럽지 않나요? 

저 멀리 보이네요. 저 아이가.

혼자서 길을 찾은 저 아이가.

난 아이를 한 번도 혼낸 적이 없었어요.

그건 내가 아이를 키워보지 않아서였을지도 몰라요.

환상 동화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재를 뿌리고……

마당이 있으면 마당 앞에……

더럽히는 일이죠.

나는 그렇게 길을 잃은 사람입니다.

그건 필요 이상으로 반납하는 느낌입니다.

사과 소년이 한 입 베어진 채로 걷고 있습니다.

학급은 무너지기 마련이죠.

미리 주어진 것을 추구하고 있는 듯합니다.

서늘한 성질의 보석.

그것을 나는 비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환상 동화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2021년 12월 2일 목요일

~같은 것

아름다운 문장을 보면 사람들은 시 같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는 시를 잘 모른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여러 번 들었고 매번 무방비 상태에서 들었다. 아마 사람들에게 시 같다는 것이 무엇인가요 물어본다면 잘 모르겠다고 답할 것 같다. 아니면 그냥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어떤 긴장이 숨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사진을 찍을 줄 알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찍은 거의 모든 사진의 초점은 미묘하게 빗나가 있다. 자동 흔들림 방지 기능을 켜 놓아도 마찬가지다. 흔들린 사진은 흔들린 대로 좋다. 이미지가 흔들리면 앉아 있던 사람이 점프를 하고 걷고 있던 사람이 날아간다. 흔들린 사진 속에서 사람들은 잘 고정되지 않는다. 액체 비슷한 것이 되어 흘러내리고 있거나 기체 비슷한 것이 되어 떠다니고 있다. 더구나 배경 속에 그대로 있을 것만 같은 화분조차 깨지지 않은 채로 일그러져 있다. 한줌의 흙도 흘리지 않은 채 변형되어 있다. 그 안에서 모양이 달라진 식물이 살아 있을 뿐이다. 
이런 일과 비슷할까? 

자주 사람들은 시를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시를 찾아 읽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소설이나 만화나 그 밖의 것을 읽는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본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문장을 보면 시 같다고 한다. 사람들은 정말 그렇다.

2021년 11월 30일 화요일

임금벌레

뻘글은 원래 근무시간에 쓰는 게 가장 재미있다. 거창한 기획 같은 것은 없고요. 근무시간에 살살 눈치 봐가면서 분량 뽑아내는 것이 곧 기획이죠 흐흐. 일 참 편하게 한다고 생각 드시는지. 저가 이렇게 마음만큼은 항상 누구보다도 불편하다. 학창시절에도 한 교시 50분이면 30분은 해찰했는데. 근무시간 풀가동이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딩초 시절부터 해찰 1분도 안 해본 사람만 저에게 돌을 던지라. 관리자의 감시를 교란하는 감동적인 회피기동. 사업장의 억압장치를 무력화하는 능수능란한 리스크 헷징. 예 거의 뭐 써커스단이나 다를 바가 없죠. 저가 맨날 이렇게 똥꼬쇼 하면서 산다. 뻘글 하나 빚어내기가 이렇게 어렵습니다 여러분. 규율권력 및 어쩌구저쩌구에 빅엿을 날리는 충격쇼크 감동실화. 이제 아시겠습니까? 앞으로 잘 보세요.

2021년 11월 29일 월요일

초월일기

2017년부터 지금(지금은 2021년 12월이지만 이 기준은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까지 쓴 약 6000개가량의 일기들을, 현재 시점에서 마구잡이로 뒤섞고 번복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뭔가를 초월해 보고, 그렇게 완성되는 것들을 씁니다. 

2021년 3월 17일 수요일

도시 전설

도시에 그늘이 있다. 나는 그늘 안에 들어가 날 가린 나무가 무엇인지 생각한다. 나무 밑에 그늘이 있다. 그늘에 음악이 흐른다. 그것은 내 그늘과 겹쳐 있다. 손동작과 그러한 음악은 마치 현대에 생긴 도시 전설 같은 느낌이다. 도시 전설이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고 있다. 도시에 그늘이 있다.... 로부터 생겨나는 도시 전설들은 현대에 와선 잘 찾아볼 수 없다. 현대의 인터넷은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무의미한 담화들을 품는다. 마련한 그늘이 엷어지고 있다. 저 사라짐은 뭘까. 대낮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뜻인 걸까.

2021년 2월 16일 화요일

社名을 찾아서

출판사를 차리겠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차린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일종의... 별명 만들기에 더 가깝지 않은가? 이렇게 느껴진다. 어쩌면 남한 출판의 핵심 정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출판사/인쇄사 검색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어떤 특정한 정체를 지시하는 사명社名을 하나 만드는 데 있는 거 아니냐? (나머지... 도서 따위와 관련된 일들은 다 ‘부차적인 잡무’일 뿐이다!) 만약 우리가 인쇄를 출판의 필수 요소로 여기지 않겠다면, 처음 SNS에 가입할 때의 닉네임 정하기와 출판사명의 등록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이것은 합당한 질문이라는 느낌이 온다. 혹시 구분할 수 있다고 하면, 그로부터 출판이란 무엇인지를 역으로 추적(영 쓸모없는 일인 것도 같지만)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하다못해 넷-표현 환경에서의 개인 계정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일단 당장 떠오르는 한 가지 구분점은 다음과 같다. 출판사명이라고 하면 어쩐지 ‘개인적’일 수가 없다. 무슨 최가네출판사라든가, 이런 건 안 된다. 이 점은 개인이라는 개념이 원 없이 폭주하고 있는 오늘날 도리어 묘한 매력으로 느껴진다. 이에 비추어 보건대, 사실상의 전자출판사인 우리의 넷-별명들은 ‘지나치게 개인적으로’ 지어진 것이 아닐까? 또는... 그래서 출판사를 차린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차릴지 안 차릴지 모를 미래의 출판사의 社名 후보와 그 뜻을 생각해내는 것이 이 연재의 목표다.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고민은 끝나지 않을수록 좋다. 우리에겐 아무런 권리도 없다. 이것은 끝나지 않는(물론 끝나야겠지만) 브레인스토밍, 아주 어렵고 거의 영원한, 극도로 지루한 회의 시간이 될 것이다...

2020년 10월 6일 화요일

소개: 미아와 접시

미아

너는 모자를 쓰고 있다. 너는 장난을 한다. 너는 뭔가를 이룩하고자 한다. 너는 추동된다. 너는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이다. 너는 쫓아간다. 너는 가는 길에 장난을 한다. 나처럼. 너는 길게 이어지는 장난을 한다. 너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는다. 너는 쫓아가는 사람이 아니게 된다. 너는 비 오는 하늘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쓴다. 너는 미아다. 너는 길을 잃은 사람이다. 너는 더 이상 힘도 없을 때까지 달린다. 너는 바보 같은 난쟁이이며 드높임이다. 너는 말을 한다. 너는 기다림이다. 너는 언제나 웃고 있는 사람이다. 너는 길에서 물건을 줍는다. 너는 그것을 잠시 바라본다. 너는 야구공을 갖고 있다. 너는 그것을 던진다. 너는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일 뿐이다. 너는 벗어 놓았던 모자를 다시 쓴다. 너는 기다림이 끝났다고 말한다. 너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너는 손가락으로 빈 공중에 글씨를 쓴다. 너는 비가 오는 거리를 걷는다. 너는 다 끝났다고 말한다.

접시

그때 너는 접시를 떨어뜨리곤 곤란한 얼굴로 이쪽을 봤어. 그것이 네 접시였는지 혹은 내 접시였는지 구별은 필요치 않았어. 단지 접시를 떨어뜨리는 소리가 있었다는 사실. 착각하지 말라던 네 말이 떠올랐어. 그때 너는 접시를 하나 더ㅡ일부러라는 것 같아ㅡ 떨어뜨렸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물이 된 것처럼 너는 접시를 떨어뜨릴 때 거실의 커튼에 휩싸여 있었단다. 그렇게 일부러 떨어뜨려 놓고서도 너는 이쪽을 봤지.
할 말이 없었어. 그저 네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사실. 그것이 네 접시였는지 내 접시였는지 몰라.


*<미아와 접시>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글이 올라오는 태그입니다.

2020년 10월 3일 토요일

헤어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어느 날, 작은 병원에서 한 인터뷰를 보았다.

“여기처럼 조그만 도시에선 한 사람의 죽음도 꽤 큰일이에요.”*

가끔은 익숙한 사실이 나를 의아하게 만든다. 서울에서 오래 살았다는 것, 지금 마시는 커피에서 정직하게 커피 맛이 나는 것, 결국에는 모두가 너무 사람 같아서 아무도 사람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수 없는 것.

산다는 건 만난다는 말이고 결국에 헤어진다는 말이다.
이제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조그만 도시에서 벌어진 큰일처럼 느껴진다.

미래는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당신을 만나고는 그런 결심을 하고 적었다.


*넷플릭스 <판데믹:인플루엔자와의 전쟁> 인터뷰.
*이 산문집은 3년 전에 계약한 것이다. 일일 연재를 목표로 삼고 있다.

2020년 8월 10일 월요일

예쓰, 예쓰, 티쳐

“선생이라는 게 얼마나 고약한 일인 줄 아십니까. 애들이 예뻐요. 그들이 주는 기쁨과 샘솟는 감정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당장 때려치우고 싶다가도 아, 이게 문제라는 거죠.”


이 글은 한선생의 일지입니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어린 친구들은 열 살 언저리의 친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매달 1회 이상 연재하려 합니다. 학부모님의 연락은 지극히 사양합니다.

 

2019년 7월 19일 금요일

두 번째 소개: PIMPS (19년 7월 셋째 주)

돌아온 폴리티션 이미지 메이킹 파워 솔루션. 매주 금요일, 정치인 한 명을 선정하여 그 위상 제고를 위한 파워 솔루션을 조심스럽게 제시해 보는 회심의 코너이다. 철저히 인물만을 중심으로, 외형과 이미지에만 집중해서, 최악의 저속한 방식으로 정치를 다뤄 볼 것이다. PIMPS는 농담도 패러디도 아니다. 아무것도 비하하거나 비아냥거리지 않는다. PIMPS는 언제나 진지하게 주제에 임하고, 역지사지 속에서 길을 발견하며, 허심탄회하게 사안을 밝힌다. PIMPS는 인류와 민족의 앞날에 이바지하려는 모든 정치인들을 위한 정론正論 지향의 코너이며, 이는 지난 시즌 다뤘던 정치인들 중 김정은 씨와 민주노총 씨가 나름껏 솔루션을 받아들여(추정) 각기 북미 관계 개선, 조합원 증대 등 일정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던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전 시즌이 약간 아쉬운 맛이 있는 분량으로 다소 갑작스럽게 마무리되었던 것은 이래저래 연재 의욕이 꺾였기 때문이다. 그때 나를 가장 크게 무릎 꿇렸던 콘텐츠는 한국 3대 민족찌라시의 하나인 중앙찌라시에서 연재되던 「백재권의 관상·풍수」였다(참고자료). 정치인 포함 유명인들의 관상을 동물의 얼굴에 빗대어 보면서 뭐슨뭐슨 막걸리 썰을 푼다고 하는, 동물과 관상과 평론을 결합시킨 기절초풍의 기획력 앞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코너는 올 연초 99회째에 성폭행범과 그 피해자의 관상을 다루는 초현실적인 누를 범한 뒤 민중의 단합된 힘에 호되게 털리고 글 내리며 연재 중단되었다가 어느 순간 연재분이 책으로 엮여 나오더니 아마도 명예회복 차원으로 지난 유월 윤석열을 다룬 새로운 99회차가 올라오며 마무리되었다. 100회를 딱 실수 없이 깔끔하게 채우고 마무리했다면 백 박사가 김세연을 밀어내며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영입되어 자유당 의원단 단체 성형과 혁신적 관상 공천, 풍수에 입각한 철저한 정책 설계에 기여하며 21대 총선을 큰 승리로 이끌었을 텐데... 기회를 놓친 것은 백 박사 자신의 업보이고 하늘의 뜻이다.

지난 2년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정치는 여전히 끝나지 않는다. 19년 7월 19일 오늘, 남한 민주주의 대제전 프로듀스X101(참고자료) 방영이 종료되면서 PIMPS의 운신 공간은 다시금 열리고 있다. 총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빨랑 써서 해치워 버리고 마무리를 해야만 험한 일(고소·고발·협박 등)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 또한 섰다. 연재 재개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고민: 뭔가 새로운 기획을 추가해 혁신적인 면모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장고 끝에 나는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성핍진성의 투트랙 정면돌파를 결정했다. 무엇이든 강력하게 촉구를 하고, 다양한 채널과의 공조 같은 거를 강화하고, 정·재계 및 노동계와의 접촉면을 늘리고, 또 뭐 어쩌고를 저쩌고하고... 그런 홀가분한 마음으로 PIMPS의 두 번째 연재를 시작한다. 각급 비서실 여러분, 각 당 내외부 싱크탱크 관계자 여러분, 정치 애호가와 정치 혐오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2018년 6월 1일 금요일

바리에테는?

바리에테는 묘기와 춤, 음악과 연기가 혼합된 총체적 흥행물을 말하는 것인데, 폴 발레리가 그의 평론집 제목으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글문학의 다양한 형식을 혼합해 SF, 환상문학, 동화, 신화 등을 즉흥적으로 씁니다. 게시글은 필자의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8년 4월 18일 수요일

기억해야 할 사항들

1. 필명은 ‘조’로 한다.

2. 연습과 훈련을 위한 글을 올린다.

3. 새 글은 적당한 시기를 가늠하여 올린다. 다만 한 달에 두 번 이하의 빈도로 떨어지지 않게 주의한다.

4. 파일의 저장 위치로는 <바탕화면-기타자료(본명의 이니셜)-delrow-sec>의 경로로 들어갈 수 있다. 같은 폴더에 들어 있는 카드 납부내역도 자주 확인할 것.

5. 띄어쓰기 검사를 할 것.

2017년 12월 27일 수요일

나무성

이거 컨셉이죠?
 
아닌데요.
 
그럼 사칭?
 
뭐하러.
 
그거야 저는 모르죠.
 
저도 몰라서
 
햄버거
햄버거를 생각한다. 이 별의 숲은 사각거리는 소리를 낸다. 무언가를 깎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기척은 없다. 이 별의 숲의 나무들은 알아서 자란다. 자라다 말다를 반복한다. 비물리적으로 자라므로 시간과 속도는 자람과 무관하다. 이것이 이 별의 숲의 나무들의 잎사귀를 저 별의 당신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오지는 숲이군.
 
당신은 감탄부터 하고 본다. 그리고 나서 이유를 생각한다. 왜 자라는 거지? 어떻게 자라는 거지? 나는 지금 당신이 이유를 생각하는 이유를 헤아리고 있다. 당신의 생각에 보조를 맞추며. 당신의 미간에 몇 겹 주름이 생길 때 나는 약 올리듯 자란다. 나는 당신이 놀라는 게 좋다. 당신의 방에는 저 별의 나무로 만든 것이 가득하다. 그들은 죽은 척 하고 있다. 어느 화창한 날 당신을 크게 놀라게 하려고.
 
이것은 성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명확히 하자. . 건축 자재는 다양하다. 나무가 가장 흔하지만 아직까지 남아 있는 나무성은 드물다. 드물게 남은 나무성은 굳건하다. 김무성처럼. 이것은 농담이 아니다. 불타는 나무성을 본 자는 그것을 평생 떠올리게 된다. 죄악감. 나무는 죽을 때까지 타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무에게는 삶이 없듯이 죽음도 없다. 나를 본 자들은 이미 죽은 후였다. 당신도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나는 가지 두 개를 움직여 당신의 입을 벌려주었다.

2017년 8월 9일 수요일

소각장 만든 날

소각장이 창고 뒤편에 생긴다. 무슨무슨 ‘장’이라거나, ‘생겼다’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자투리 공터에 멀건 불벽돌로 삼면 벽을 별 마감도 없이 얕게 세워둔 것뿐이다. 쥐잡이 이사야를 위한 밥그릇도 이곳에 가져다 놓을 것이다. 그것은 양철 그릇이다. 내가 땡볕에 공구리를 갤 때부터 이사야는 옆에 와서 한참 보고 있었다. 그에게 캔 하나를 까주는 것으로, 여하간 소각장이 생겼다. 우리가 하지 않거나 못할 일, 누가 하거나 안 해도 상관이 없는 일들이 적혀 있는 무의미한 메모들이 이 소각장에 던져질 것이다. 그것들은 보는 사람도 없이 쌓이다가 매월 2일 태워진다. 1일은 월급날이고. 우리가 소각장에서 만나는 것은 연기가 오르는 것을 보기 위해서지. 이사야는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좋은 소리를 내면서 깡통 속의 물고기에 열중하고 있다. 시원해져서 다행이다.

2017년 7월 7일 금요일

PIMPS를 소개한다

폴리티션 이미지 메이킹 파워 솔루션. 매주 금요일, 화제의 정치인 한 명을 선정하여 그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파워 솔루션을 조심스럽게 제시해 보는 회심의 코너이다. 철저히 인물 중심으로, 외형과 이미지에만 집중해서. 최악의 저속한 방식으로 정치를 다룰 것이다. 3개월 동안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한국 정치 화이팅, 세계 평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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