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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8일 월요일

여름 비를 위한 연습

여름 비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갑자기 온 손님은 우산도 두고 달아났고 쓰러진 나무 밑에서 안부를 물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 묻어둔 편지들이었다 여름 비는 항상 이상한 발견을 만든다 이때만 볼 수 있는 습기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야 할까 조만간 사라질 이름이겠지만 멈추기 전까지는 같이 젖는 이름이다 같이 있는 여름이다

편지를 받는 사람보다 편지를 쓰는 사람이 많다는 건 아직 이 세상이 사랑에 서투르다는 증거 생각하기도 싫고 삼키기도 힘든 이야기에 대해서는 일부러 답장을 길게 적는다 사랑을 믿는 건 무서운 일이니까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는 척 나를 접었다 폈다 하며 안부를 묻는다 우리는 아직도 솔직하지 않다 밤마다 맡는 비와 흙의 냄새 때로는 여름의 것이 아닌 것이 찾아온다 결국 나는 다른 사람과 울어버리게 될까?

네 잘 지내세요. 속삭이며 흘러내려가는 말들 사이로 끝맺지 못한 편지들을 던진다 각자 다른 여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이 여름은 충분히 잘 사라질 것 같다 소나기도 장마도 아닌 이 여름 비의 이름을 지어본다 그림자 위로 자주 비치던 여름의 얼굴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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