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6일 화요일

社名을 찾아서

출판사를 차리겠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차린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일종의... 별명 만들기에 더 가깝지 않은가? 이렇게 느껴진다. 어쩌면 남한 출판의 핵심 정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출판사/인쇄사 검색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어떤 특정한 정체를 지시하는 사명社名을 하나 만드는 데 있는 거 아니냐? (나머지... 도서 따위와 관련된 일들은 다 ‘부차적인 잡무’일 뿐이다!) 만약 우리가 인쇄를 출판의 필수 요소로 여기지 않겠다면, 처음 SNS에 가입할 때의 닉네임 정하기와 출판사명의 등록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이것은 합당한 질문이라는 느낌이 온다. 혹시 구분할 수 있다고 하면, 그로부터 출판이란 무엇인지를 역으로 추적(영 쓸모없는 일인 것도 같지만)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하다못해 넷-표현 환경에서의 개인 계정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일단 당장 떠오르는 한 가지 구분점은 다음과 같다. 출판사명이라고 하면 어쩐지 ‘개인적’일 수가 없다. 무슨 최가네출판사라든가, 이런 건 안 된다. 이 점은 개인이라는 개념이 원 없이 폭주하고 있는 오늘날 도리어 묘한 매력으로 느껴진다. 이에 비추어 보건대, 사실상의 전자출판사인 우리의 넷-별명들은 ‘지나치게 개인적으로’ 지어진 것이 아닐까? 또는... 그래서 출판사를 차린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차릴지 안 차릴지 모를 미래의 출판사의 社名 후보와 그 뜻을 생각해내는 것이 이 연재의 목표다.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고민은 끝나지 않을수록 좋다. 우리에겐 아무런 권리도 없다. 이것은 끝나지 않는(물론 끝나야겠지만) 브레인스토밍, 아주 어렵고 거의 영원한, 극도로 지루한 회의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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