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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9일 토요일

호러연극

연극이 시작되면 귀 찢어지도록 우는 소리가 들린다. 무대 중앙 아래에 개와 사람이 있고 그들 위 up center에 개와 사람의 귀신이 있다. 개와 사람의 귀신은 개와 사람을 죽이기 위해 다가온다. 개와 사람은 귀신을 피해 도망간다. 군인들, 등장. 개와 사람의 귀신을 총으로 쏜다. 총알은 귀신을 피떡으로 만들지만, 그들을 멈추지는 못한다. 상수 쪽 가림막에서 사격된 횟수만큼 자살자, 초등학생, 장애인, 여성 귀신이 등장한다. 군인들, 무장을 강화하기 위해 사령부로 돌아간다. 그사이 개와 사람은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제의와 설득을 시도하지만 무용하다. 그들은 알았다는 듯 귀신에게 죽어 귀신이 되어준다. 기관총을 가지고 돌아온 대령이 그것을 목격하고 이병의 머리를 후려갈긴다. “귀신이 되기 전에 죽여 버렸어야지!” 죽이려 들면 죽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대답하는 이병, 참호를 빠져나간다. 이병이 귀신이 된 시점부터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귀신에게 죽어주는 짧은 장면들의 연속이며, 이 시점부터 병장 역을 맡은 배우는 객석으로 와 관객이 된다. 연극에 등장하는 배우가 너무 많아서, 이 연극에는 커튼콜이 없다. 관객은 원할 때 어느 때든 극장을 나갈 수 있다. 그런데 무대는 극장 중앙에 있고 입출구는 그 뒤편에 있어 나가는 길을 막고 있다. 극장을 나가려면 무대 위에 올랐다가 내려가야 하는 것이다. 관객은 들어올 때 그랬듯 사람이 귀신 되고 있는 무대를 밟아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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