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2일 금요일

적 같은 것

꿈에서 손에 피를 묻힌다
알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누군가를 찾아가는데
내가 죽인 사람도 내가 찾아간 사람도 다
모르는 사람이다
현장의 사람은 나뿐, 그럼 내가 범인인가?
너는 그렇다고 말한다
하지만 끔찍한 꿈도 나를 흔들진 못하네,
이것이 나의 인상이다
아침에 받은 월급 명세서처럼
저녁엔 찢어버릴 수 있는…
대신 절대로 찢어지지 않는 작업복을 배급받고 싶다
넉넉한 주머니가 있으면 더 좋겠지?
일터의 넝쿨 식물이 가지 하나를 집요하게 세운다
해가 드는 쪽으로 화분을 회전시킨다
일주일에 한 번, 또는 그보다 자주,
새벽에 잠에서 깨면 낮의 일들이 헛기침 중이다
뒷짐을 지고 베개 밑에 도열해 있다
돌아누우면 등 뒤에서 웅성거리는 것들
어떤 원예 유튜버는 이렇게 말했다
실내에도 풍수가 있어요 넝쿨 식물 같은,
어딘가 꼬인 것을 집 안에 들이면 좋지 않아요
내 생각은 다르다
동시대의 너도 잘 알겠지만, 그것은
이길 생각이 없는데 질 생각도 없는 겨루기다
식물을 지키는 건
작업복에 대한 소망을 좀 더
진실하게 만드는 생활…
아무도 나를 베어가지 못한다
베어간다면 너는 사람이겠지?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너를 꿈에서나 보았다
꿈은 세계 속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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