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7일 금요일

수요일

 오늘은 수요일이다. 빨래를 돌리는 중이다. 이웃에게 고양이를 봐달라고 부탁하고, 내가 없는 동안 말이다, 하지만 내가 떠나는 건 다음주 수요일이니까 아직 일주일이 있는데, 벌써 열쇠를 주고, 이웃집 고양이 구경도 하고, 나중에 혹시 네가 떠나게 되면 내가 네 고양이 봐줄게, 그렇게 인사하고, 고양이도 안녕, 사람도 안녕, 집으로 들어와서, 이렇게 가구도 없는 텅 빈 공간에 혼자 있으면 불안한데, 오늘은 이상하게 이렇게 빈 공간들이 있어서 가벼운 기분이다. 가벼운 기분.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누군가와 긴 대화를 나누었고, 대화를 나눈 뒤에는 나는 내 삶이 있어, 가 아니라, 나에게는 어떤 삶이 있어, 내가 그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너는 네 삶이 있겠지. 너만의 고유한 삶. 너의 특별한 삶. 네가 놓치고 싶지 않은 삶. 너의 파란만장할 삶. 너의 성공적인 삶. 네가 꿈꾸는 너의 삶. 네가 계속 믿으면 이루어지는 삶. 네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삶. 하지만 나는 단지 une vie가 있어, 내가 그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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