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9일 화요일

교정의 골짜기

이 개새끼들은 대체 뭐가 문제냐? 목줄을 채우고 싶은 두 가지 유형의 쓰는 이가 있다. 하나는 ‘나는 절대 안 틀려’다. 무조건 자신이 맞는다고 아득바득 우긴다. 어디서 뭘 잘못 보고 온 게 있는지, 어떤 감각의 혼란이 있는 건지... 아니면 이상한 신념이 있는지... 하여튼 절대적으로 자신은 틀리지 않았다, 틀리지 않는다는 식이다. 물론 그는 틀린다. 당연하다. 틀리지 않는다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이런 일은 꿈에도 없으며 결단코 없다). 이 경우 뭔가를 틀린다는 건 전혀 문제가 아니다. 자신은 틀리지 않는다는 그의 확신, 아득바득 우김이 나를 돌게 만든다. 뭐가 됐든 일단 우기고 보는 그 자세가.

다른 하나는 ‘나는 틀려도 돼’다. 그는 자신이 무조건 틀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당연히 그걸 고쳐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아무것도 터치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 거의 아무것도 터치하지 않‘았’다. 그의 원고는 하나의 불모지다. 그는 자신의 원고를 돌보지 않고 떠나간다. 애초에 돌본 적도 없다. 그의 생각은 이렇다: 돌봐야 하는 녀석은 따로 있다. 혹시 그게 나냐? 그는 죽이고 싶은 땅주인처럼 돌아와 검수에 나선다. 이 경우에도 뭔가 틀린다는 건 전혀 문제가 아니다. 똥무더기를 줘 놓고 열매만을, 오직 자신의 열매만을 기대하는 그 무책임함이 나를 돌게 만든다. 쓰기에 가담 중인 우리 모두가 이렇듯 골짜기의 들개들과도 같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