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얼음 사이에서 침묵이 태어날 때마다 나는 어딘가로 그 마음을 보냈지
햇빛을 따라 죽어가는 말들은 썩지 않는 거울 같아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런 답장이 없으니 그저 그 안의 모두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이라 여겼어
그렇지만 심장은 자꾸만 투명한 이별을 흘려보내고
슬픔의 상이 잘 맺히는 그곳에선
매일 목이 희게 만드는 의식이 일어나지
충직함, 부끄러움, 신성함
가장 출구가 필요한 것들을 탈출시키기 위해서 사랑하기 위
해서 사라지기 위해서 잉태한 것들을 내보내기 위해서
누가 먼저 도망쳤다고 생각해?
부러지거나 깨진 것은 없었는데
무슨 미래가 태어난 것도 아니었는데
아직 없는 말을 만들기 위해
그저 녹아내리는 중이었는데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기로 할 때마다 혹은 애인이 자신의 언어를 까먹을 때마다 말 없는 언어가 우리의 안부를 묻지
어느새 길게 늘어선 심장들의 그림자 그 사이 알 수 없는 계절을 베껴온 철새들이 들어오고 있어 애인의 인사는 다시 새로운 외국어가 되고 있어 나는 또 불가능으로 가득 찬 내 심장을 녹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