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요? 글쎄.
우리는 관리실에 앉아 있었다. 관리실은 장판도 깔고 전기요도 들이고 아주 좋아졌다. 쥐잡이는 이불 위에 올라가 있었고, 우리는 이불 속에 발을 넣고 있었다. 나 혼자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관리인과는 꽤 친해졌다. 벌써 두 해가 아닌가.
저는 이렇게 있으면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말하자 관리인은 안경 너머로 내 쪽을 보며 대꾸가 없었다. 동의를 구해 본다는 뜻으로 눈썹을 치켜올렸지만 그는 입을 씰룩이다가 다시 턱을 쳐들고 ‘고양이 대해부’를 읽기 시작할 뿐이었다. 나보다 더 마셨을 텐데 대체 저걸 어떻게 읽고 있는 건지. 사실 관리인은 그걸 읽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붙들고서 적당한 간격으로 페이지를 넘기고 있을 뿐인 게 아닌가? 이제 그 책은 아주 걸레짝이 되었다. 낡은 책을 수선해 주는 뭐 그런 사람도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그런 소리는 다른 사람들도 수없이 했을 거다. 관리인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정말로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나는 분명히 누군가 있다는 걸 안다. 아니라면 창고 안의 저것들은 다 무엇인지? 그렇잖아요? 그런 거는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어. 요즘에는 다들 그런 식으로 느낀다니까. 자네까지 그런 소리를 하다니 귀를 의심했어.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다가 병에 걸리고 마는 거야. 그거는 느낌이 아니니까... 그거는 사실이니까... 말을 왜...
나는 뻥튀기를 한 움큼 집었다. 술 좀 더 가져올까요? 가져올 수 있으면. 관리인은 책을 덮고 음악을 틀었다. 나는 엎어져 뻥튀기를 쥔 채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아니면 듣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윽고 찬바람과 함께 누군가 들어왔는데, 이분은 ...정이신데, 인사하게, 인사할 수 있으면, 하는 관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인사할 수 없었다. 아뇨 , 괜찮습니다. 속삭이는 듯한 소리였고, 이어서 이사야의 울음소리, 뒤이어 이사야의 작은 발 네 개가 나를 일곱 번 밟고 지나갔다. 누구? 누구라고요? 조장? 교장? 요정, 교정의 요정 말이야. 실례하겠습니다. 또 속삭이는 소리. 그리고 이불 속으로 처음 보는 녹색 발 하나가 쑥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