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일 토요일

찾는 사람과 안 찾는 사람

찾는 사람들에게 개는 신발이다. 개에게 신발을 신기고 얼굴을 손바닥으로 치면서, 집에 있으면 게을러진다. 게으름에 대항해서 무언가 해야 할 텐데. 밖으로 밖으로. 옷을 챙겨 입고. 갖춰 입고. 그래도 너무 지저분한 모습으로 나갈 수는 없지. 꾸민 듯 안 꾸민 듯. 그게 이제는 유행이다. 더 빨리 더 빨리. 쟤보다는 빨리 가야지. 더 좋은 건 몰래 먹고. 쟤가 모르는 사실을 내가 알고 있다는 것, 쟤는 이미 한물간 유행을 따라가고 있고, 나는 걔보다 한 발짝 더 앞서 있다는 사실에 빙긋 웃으면서. 이런 순간에는 게으르게 집에 있어도 왠지 분위기가 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더 그렇다. 비가 오는데 개가 내 옆에서 잠을 자고 있고, 나는 어쩐지 기분이 좋다. 사람들이 나를 따라 하는 것이지 내가 사람들을 따라 하는 게 아니다. 바람은 개집으로 숨는다. 나는 숨죽여 그걸 본다. 안 찾는 사람들에게 트렁크는 신발장 밑에 있는 어두운 공간이다. 거기에서는 바퀴벌레가 자주 나온다. 나는 그곳을 안 보려고 애쓴다. 바퀴벌레 말고 다른 것이 있을 수도 있다. 나는 그곳을 보는 것이 무서워서, 그 안으로 들어간 신발을 눈을 감고 꺼낸다. 이 집에는 그런 구멍이 많다. 문틈에 난 구멍. 그건 그냥 오래된 집이라서 그런 것이다. 안 찾는 사람들에게 그런 구멍은 계산이다. 계산서를 청구하면, 계산서대로 돈을 내는 것이고, 계산서 안 내면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찾아온 사람들은 집으로 가지 않는다. 그들은 집이 없다고도 말한다. 이제 딱히 갈 곳이 없다고. 이렇게 돈을 받으러 찾아와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말이다. 찾는 것도 아니고 안 찾는 것도 아닌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에게 일요일은 월요일이다. 가장 좋아하는 요일이 뭐냐고 물어보면 월요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왜냐고 묻겠지. 왜냐고 물으면 그걸 묻는 이유가 뭐냐고 대답하면 된다. 이유가 없는 걸 알지 않느냐고. 저 멀리서 기차가 지나가는 걸 보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든다. 찾는 사람과 안 찾는 사람이 기차 안과 밖을 드나든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