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4일 금요일

탐험

아이가 혼자 길을 걷고 있다. 그 아이는 길을 가던 도중 잠시 멈춰 강가에 손을 집어넣는다. 강물의 흔들림을 느끼며 그 아이는 공허를 만지고 있었다. 멀리서 어느 성가대가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렸다. 아이는 강물에 집어넣었던 손을 빼고 계단 위에 올라간다. 계단 위에서는 이미 내려오고 있는 사람이 있다. 아무에게도 주지 않을 선물을 들고 내려오는 한 사람. 그 사람은 아이를 보곤 그것을 한 아름 건넨다. 아이는 선물을 받아 들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다. 그런데 그 선물은 내가 아이라서 준 것인가요. 이것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아이는 다른 몇 아이들과 합심해 탐험을 나왔다. 강가에 손을 집어넣었던 이유는 물고기를 잡으려고, 였다. 같이 탐험을 나왔던 아이들은 모두 집에 들어가고. 한 여인이 아이가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다. 마치 그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기만 하다. 그 여인은 어려진다. 그렇게 된 이후로 그 아이에게 다가간다. 아까 그 아이는 처음 보는 아이를 만난 것이다. 인사를 한다. 그 아이들은 둘이서 움직이기로 한다. 그 아이들은 처음 보는 광경을 만난다. 어떤 마을가인데, 천막들이 즐비하다. 마을의 중앙에는 성가대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 아이들 앞으로 그들은 노래를 부르고 있다. 노래를. 그 아이들은 노래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단지 뭔가 즐거워 보인다는 인상. 나귀를 끄는 사람이 천막들 앞에 짐을 풀고 장사를 시작하려고 한다. 아까 강물에 손을 집어넣었던 아이는 이제는 혼자가 아니다. 그런데 혼자란, 고독이란 무엇이죠? 아까 강물에 손을 집어넣었던 아이가 묻는다. 물음 받은 사람이 누구였을까? 아까 어려진 그 여인은 지금은 아이이지만 그 질문에는 대답할 수가 없다. 그녀도 혼자란 무엇인지, 고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묻는다. 그 사람은 알까? 혼자란 무엇이죠? 난 장사를 해야 해. 아까 난 계단 위에 있던 사람에게 선물을 받았어요. 그것을 받은 건 내가 아이이기 때문인가요? 난 잘 모르겠구나. 그 아이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빈 공허를 만지고 있다. 나도 혼자란 무엇인지, 고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모르고. 그 아이에게 대답해줄 말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질문이 주어져도 대답해줄 사람이 없다는 게 아닐까요, 라고 말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 아이는 혼자라서 선물을 받았던 것도 아니고, 아이라서 선물을 받았던 것도 아니다. 어려진 그 아이를 만났기 때문도 아니다. 이제는 같이 다니게 되어 혼자는 아니지만. 계단 위의 그 선물은 아무에게도 주지 않을 선물이었기 때문에 받은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한다. 한 아름 선물을 받아들었던 아이는 그 선물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