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2일 금요일

모텔 같은 것

이 방에 와서 누가 죽어본 적 있을까? 경찰들이 와서 이 방의 일을 탐문하고 수사하여 밝혀낸 적 있을까? 누워서 천장을 본다. 저기 얼룩이 마치 까맣게 모르는 사람의 얼굴 같다. 그대로 내려다보면서 나를 지그시 누르고 있다. 온갖 빈객들이 묵다 간 방에서 오늘 입소한 사람이 갑자기 죽어버리면 어떻게 되나. 한동안 아무도 모르게 된다. 그래서 그 사람의 몸이 중단된 채로 계속 상하게 된다. 동시에 어떤 냄새, 검고 불쾌한 냄새가 슬며시 바깥으로 퍼져나가야만, 주변으로 한껏 퍼져나가야만 누구라도 이 일을 알게 되고, 특히 모텔 주인이 알게 되었을 때 사실은 급격히 밝혀진다. 아마 며칠은 수습해야 할 사실일 거다. 그 주변으로 경찰도 모이고 주민도 모일 거다. 모여서 떠들기를 한 차례, 두 차례, 치르고 나면 방은 치워지고, 관심도 치워지고, 어느 날엔 다시 아무것도 모르는 나 같은 손님이 깨끗한 얼굴로 이 방에 들어설 거다. 오늘 밤과는 이만 선을 긋고 내일로 뛰어넘으려고? 그래서 장거리 이동 시 도경계에 위치한 모텔은 소중하다. 이런 생각하기를 수차례, 내일을 위한 각오를 거듭하고 거듭하는. 이것은 너무나 살아 있는 사람의 운동이다. 이 방의 옆방에서도, 그 옆방에서도, 이보다 더한 옆방에서도 살아 있는 사람의 소리가 나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누군 살고 누군 죽는 게. 몇 초 사이에 불처럼 일어난 생각은 사그라들기를 다시 몇 초간. 모텔은 누워서 이런 생각 하기 좋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