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8일 금요일

저승사자

문을 등 뒤에 이고 있는 것을 연습한다. 나는 지붕 수리공이므로 사다리 위로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가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앞서 말한 것과 같은 것을 연습해야 하는 것이다. 가끔은 지붕에도 문을 달아줘야 한다. 커피숍에서 마주 보고 앉아 있다. 그 사람은 등 뒤에 문을 이고 있었다. 아니, 지붕 수리공도 아니면서, 왜 저런 연습을? 연습이긴 한 건가? 너무 내 사정으로 비춰본 것이 아닐까? 연습이 아니라면 뭐지? 형벌……인가? “형벌입니까?” “아니요. 연습입니다.”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고 컵을 들어 올려 커피를 마셨다. 저건 혹시 내가 꼭대기로 올라가서 달았던 문일까? “그것은 내가 달았던 문입니까?” “아니요. 아무도 이것을 달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건 왜 생긴 건가요?” “이상해 보입니까? 어느 정도인가요?” “평범한 사람들의 눈엔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티가 나요.” “그렇군요.” “실례지만, 그 문을 열면 뭐가 나옵니까?” “아무것도. 낭떠러지가 있습니다.” 나는 지붕에다 문을 달아달라는 요구가 이상하게 느껴졌었는데, 저 사람의 대답을 듣고 이해가 갔다. 그 욕망이나 욕동은 저 사람이 원본이었다. “천형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질병.” “그 문은 여기서도 잘 보입니다.” “그렇군요. 그런 사람들은 이 문을 보고 궁금해하는 대신 판단을 하더군요.” “그런 일을 많이 겪었을 테니까요.” “당신도 겪었습니까?” “나는 겪은 게 적어요.” 지붕에서 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내 사수가 하는 말이었다. “거긴 위험해!” “괜찮습니다!” “그건 왜지?” “이미 떨어졌으니까요…….” 아까부터 나와 마주 보고 있었던 사람은 혹시 자신도 지붕 수리공이 될 수는 없겠느냐고 물어온다. 그건 아마도 가능해 보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이고 있는 문을 (개인적으로) 현장에 남겨두고 가는 것을 달가워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으니까. 저 사람은 무게가 무거운 문을 다른 데에 내려놓기만 하고 싶어 할 뿐이다. 사실 지붕 수리공이 되고 싶은 마음도 없어 보였다. 나는 잘 발달한 내 어깨 근육을 내보이며 말했다. “이런 게 있어야 하지요.” “예, 아마도 안 될 테지요.” 그 사람은 다시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아까 하던 얘기를 계속합시다.” “그러죠.” “우리 집의 지붕을 떼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지붕 수리공입니다. 멀쩡한 지붕을 뗄 순 없어요.”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말해도 난 방법을 찾을 겁니다. 그리고 용달을 부를 겁니다.” “그런다고 해서 왜 멀쩡한 지붕을 당신이 이고 있는 문 안에 낭떠러지로 처박는다는 말입니까?”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난 지쳤어요.” “차라리 그 문 안에 들어가 살 사람을 구하시죠.” “당신이 그래주겠습니까?” “이런 말을 기다리고 있었군요.” “자, 그럼 들어가시죠. 한번 이 문으로 들어간 사람은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없습니다. 좀 슬픈 것이긴 하지만, 예, 그것은 당신의 죽음이군요.” “그러겠습니다.” “정말 그러겠습니까?” “아니……. 아니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당신은 조심해야만 할 겁니다. 난 이만 갑니다. 또 이렇게 문턱으로 오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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