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3일 화요일

일기 같은 것

말끔한 개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엉망인 나의 잔디밭 사이로.
환한 낮인데도
교회의 네온사인은 망가진 믿음처럼 깜박거렸다.
이러다 죽는 것이 최선일까?
내가 발걸음을 멈춘 사이에
이 광경은 전시되고 있었다.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나는…
나를 자주 말하고 있었다.
나는 말끔한 개들을 따라갔다.
죽은 풀들이 발밑에 붙어 끌려왔다.
여기저기 쓰러진 것들
그래도 나는 돌아다녔다.
이것이 내겐 산책이라고 믿어왔다.
개들을 따라다니며
점차 더러워지는 개들을 보았다.
개들은 무엇을 숨기거나
막으려는 움직임 없이
앞장서 가고 있었다.
누군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사진에 잘 나오기 위해 지어진 듯한 건물들 사이를 지나며,
몸통에 죽은 풀을 붙이고, 그것은 마치
내가 한 시간씩 할애하며
줄지어 기다렸다가 보기도 하는 공연 같았다.

개들은 자주 빛나는 벽 앞에 서게 되었고
나는 그 포즈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광경이 무언가를 암시한다고 생각했다.
교회의 네온사인은 망가진 채 깜박거렸다.
그러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런 교회는 주로 사거리에 있고
나는 사거리를 지나쳐버렸다.
이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오늘을
내가 사거리를 지나친 사건 발생일이라고 하자.
“제목: 내가 사거리를 지나친 사건 발생”
그러자 개들이 잊혀졌다.
그들의 말끔함도…
그들의 더러움도…

그러나 이 일기는 개들로 가득 차 있다.
내가 쓴 개들이 사라지자
내가 쓰지 않은 개들이 몰려온다.
나는 이 개들이
나를 지워줄 것 같다.
다른 것과 구별 안 되게 해줄 것 같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