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물은 특이한 구조로 되어있다. 건물 한가운데 큰 홀이 있고, 그 홀이 지붕까지 향하고, 지붕은 유리 같은 것, 비닐하우스에 쓰이는 비닐 같은 걸로 덮여있다. 그 홀을 둘러싸고 방들이 있다. 방들의 창문은 홀 쪽으로 나 있다. 그래서 홀에서 나는 모든 소리는 공간에 울려 퍼지면서, 방으로 들어온다. 창문을 닫았는데도 홀에서 나는 모든 대화 소리가 다 들린다. 홀에서 사람들은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그들은 단체로 온 듯하고, 단체가 아니면 두 사람이 같이 온 듯하다. 나는 왠지 주인에게 속은 듯한 기분으로, 그가 나에게 어딘가를 추천해 주고, 그곳에 갔다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 돌아왔는데, 왜냐하면 속은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돌아오니 다른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고, 나는 배가 아프다고 해서 아침을 먹고 지금까지, 저녁까지 굶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에 앉아서, 사람들이 식사하면서 하는 소리, 주인이 그들에게 아첨하는 소리(나에게는 그렇게 들린다)를 듣고 있자니 이상한 기분이 든다. 만약 프랑스 사람들이 모로코를 여행하면서 프랑스어로 말한다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왜냐하면 자신들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프랑스어로 말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들의 그 백인성, 하지만 그건 사실 그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백인이 되고 싶어 하는지, 피부가 하얀 것이 백인이 아니다, 그들의 백인성을 닮고 그들처럼 되려고 하고 그들처럼 말하고 싶어 하고, 그렇게 백인성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백인성, 너무 당연한 듯이 자신의 식민지였던 곳에 가서 이곳은 참 저렴하구나 하면서 프랑스어를 하면서 프랑스에서 하듯이 바게트를 먹고, 왜냐하면 자신들의 식민지였으니까, 그곳에도 내가 매일 먹는 바게트가 있겠지, 그곳에도 내가 좋아하는 와인이 있겠지, 있을 것이다, 너희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하는, 너희들의 입맛에 맞춰 생계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이 모든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모로코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배워야 하고, 나는 모로코에 가서 내 자랑스러운 모국의 언어를 쓸 것이며, 바게트를 먹을 것이고 저녁에는 와인을 마실 것이며,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할 것이며, 모로코 사람의 농담에 참 재미있는 사람이군 하며 웃을 것이며, 그를 친절하다고 생각할 것이며, 좋은 리뷰를 남길 것이며, 그 모든 것이 당연하게 생각된다는 사실은 이상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