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2일 목요일

깨우고 사라지기

 

누군가 나를 깨웠는데, 일어나보니 아무도 없다. 누구였지.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여기가 어디지.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잠이 깼는데, 누가 나를 여기에 데려다 놨는지 모르겠다. 내가 직접 걸어왔을 수도 있다.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려고 보니 누군가 이미 사용한 컵이 있다. 내가 마신 걸 수도 있다. 어제는 날씨가 좋았다고 한다. 나는 양말을 빨랫줄에 널고 햇볕에 잠을 자는 비둘기를 본다. 비둘기를 깨우고 싶지 않다. 누군가 나를 깨웠는데, 일어나보니 날씨가 좋다. 나는 잠깐 벤치에 앉아서 숨을 돌린다. 숨을 돌리는 사이에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렸는데 고개를 돌리니 아무도 없다.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누군가 자신의 여행기를 친구에게 들려주고 있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비둘기가 꿈을 꿨을 수도 있다. 비둘기를 깨우고 사라진 사람이 나였을 수도 있다.

2025년 5월 19일 월요일

태풍

태풍이 온다고 해서 창문을 닫았다. 이 집은 오래된 집이라 창문이 많이 흔들린다. 창문 사이에 고무 같은 걸 끼우면 덜 흔들리지 않을까.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이면. 태풍을 기다리다가 잠이 든다. 태풍을 피해 차들이 유턴을 한다. 거기로는 가지 말라고. 거기는 태풍 피해가 극심한 곳이라고. 누군가 내 팔을 붙잡고 거기로 가지 말라고 외친다.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 때문에 나는 잘 듣지 못한다. 뭐라고 했어. 창문 닫으라고.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나는 사람들의 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뭐라고 했어요, 방금. 거기로 가면 태풍의 눈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태풍의 눈이 보고 싶다. 그 눈으로 나를 보고 싶다. 외출을 하려고 집을 나왔는데, 집이 송두리째 날아가고 있었다.

2025년 5월 17일 토요일

장마를 위한 기도

비가 안 온다니

빗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금방 슬퍼하겠지?


그래도 절대 사라지지는 마 꼭 그럴 때만

자신의 자리를 쉽게 포기해 버리는 사람이라도


폭우에 집이 떠내려가는 꿈을 꾼 아이처럼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할 것 같다가도


이러다가 또 오겠다 


언제나처럼 다분히

희망으로 돌아오고 


비와 이야기

이야기와 비

비와 이야기

이야기와 비


그럼에도


그럼 비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데

돌아갈 곳이 멀리 떠나간 사람처럼  


자꾸 밖을 내다보게 되어서

긴 밤의 기미조차 없어서

말라가는 심장에 자꾸만

달라붙는 갈라지는 말들


이곳에도 금방 비가 내리게 될까 

그곳이 아직 축축하다면


아직 없는 미래라도 함께

나누게 되면 최선이 된대


서로의 기분을 걷어주고

창문을 열어주면서


시절처럼 가벼워지는 우리의 긴 계절

유리창에 부딪히며 부서지는 날씨 하나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믿음이

우리의 슬픔을 대신하면서 


햇빛 사이로 보이는 빗줄기

풍경이 견고해진다


우리는 말없이

기울어지기를 반복했고


계속해서 제자리를 흔들고

2025년 5월 13일 화요일

천둥과 번개

 

천둥과 번개가 치는 꿈을 꿨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천둥과 번개가 치고 있다. 우박이 쏟아지고 있었다. 나는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 다시 잠을 잔다. 그러고 보니 심장이 뛰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친 것 같다. 비를 맞으며 걷고 있을 때 나는 잠을 설친다. 번개가 칠수록 더 깊은 잠 속으로 빠지는 것 같다.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렸는데 비를 맞은. 비를 피해서 가렴. 너무 높이 날지는 말고. 새에게 작별을 하고 새의 뒷모습을 보며 서 있었는데 새가 무슨 표정을 지었는지 보지는 못했고, 새의 표정이 궁금해서 기상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고, 안타까운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것이라고 누가 말했는데, 그 사람은 표정이 없었다.

2025년 5월 12일 월요일

지진

지진이 나서 밖으로 나갔다. 유래에 없는 지진이었다. 이제 기상학자들은 기후를 예측하지 못하게 되었고, 출근을 하던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이제 아무것도 예전과 같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 순간을 목격했고, 두려웠으며,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지진이 멈추기를 기다리면서 하필 지진이 난 순간에 누워 있었으며, 하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으며, 천장의 형광등이 흔들리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다가 천장이 내 위로 쏟아질 것 같았고, 빨리 몸을 일으켜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고, 나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아마도 그 꿈에서 깨지 않고 싶었던 것 같다.

2025년 5월 9일 금요일

기둥

 

그런데 내가 그 건물에 들어갔을 때 그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을 보았을 때 그건 내가 오래전에 본 건물의 기둥을 연상시켰고, 그런 기둥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얇은 기둥들이 하나로 합쳐져 기둥을 이루는, 마치 나무처럼 보이는 그런 기둥들이 이 천장이 높은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과 이 건물은 무엇이 건물을 지탱하고 있으며 무엇이 건물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숨기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건물을 나갈 때에는 건물을 들어설 때와는 다른 마음이었다.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사진으로 찍을 수 없는 높은 건물이었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계단을 들어갈 때 발걸음은 쿵쿵쿵 온 힘을 다해 걷듯 걸었지만 이제 그녀는 최대한 사뿐히 걷기 시작한다. 가끔은 뒤뚱뒤뚱 걸을 때도 있지만 말이다. 사뿐히 걷기 시작하게 되면서 그녀는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었고 사뿐히 걷는 것의 장점은 수도 없이 많았는데 예를 들어서 잠든 사람 몰래 집을 빠져나간다거나, 잠든 사람을 깨우지 않고 방에서 빠져나갔지만 갑자기 잊고 온 물건이 떠올라 다시 들어간다거나, 다시 들어갈 때 잠든 사람이 깨지 않은 걸 보면서, 이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시 멈춰 있다거나, 모르는 사람과 하룻밤을 보내는 건 꼭 필요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런데 이 잠든 사람을 이제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잠든 사람을 깨우지 않으려고 책상에 있는 라이터를 가지고 다시 사뿐히 걸어서 나올 때, 그녀는 집을 나서면서 다시 자신의 걷는 방법의 변천사를 생각했고, 사뿐히 걸어서 지루한 수업에서 빠져나온다거나, 일을 하다 말고 집으로 간다거나 하는 일은 무사히 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걷다보면 꼭 꿈을 꾸는 것 같고, 꿈속에서는 왜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인지, 꿈속에서마저 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지 생각하면서, 꿈 속에서 사뿐히 걸어서 빠져나간다.

불면을 위한 거짓말

매일 나의 전생이 끝나지 않는 게 기묘한가요

 

범람하는 희망 사이로 모든 가능성을 끌어안고 뛰어든다 끝이 희박해지는 사진처럼 다시 내게 돌아오는 이야기들은 내가 있을 수 있는 모든 곳이어서 내게는 나를 가리는 내가 가득하다 이 중심은 나를 멈춰 세우려다 나와 좁혀 세워진 것이고 침묵이 아픈 밤을 지새우면


거짓말같이 닫혀있는 내가 탄생한다 아닌 말라가는 것이 아니라 쏟아지는 방식으로

 

커튼을 걷으며

바닥을 깨우며

점점 희박해지는 슬픈

이야기를 기억하며

 

쇠락을 약속하는 날에는 결국

죽어가는 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지 그래도

 

길어지는 그림자에 몰입한다면

무한히 많은 뒤편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래도 다시 나의 궤도를 만져봐야지

 

출발하는 동시에 사라지고 싶으니까

흔적을 매듭짓고 투명해지는 얼룩처럼

 

나는 그러다 어떤 책을 떨어뜨리고


낯선 페이지가 온다

조용히 자라났던 진심을 돌려주기 위해

 

2025년 5월 7일 수요일

베개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침대보를 새것으로 바꾼 것이다. 매트리스 커버를 벗기고 이불 커버를 벗기고 베개 커버를 벗기고 매트리스 보호하는 커버까지 벗기고 다 세탁기에 돌릴 것이다. 덧니였는데. 덧니가 어딘가에 있었는데, 노란 덧니까지 세탁기에 다 넣을 것이다. 그것이 가장 먼저 한 일인데, 두 번째로 한 일은 창문을 연 것이다. 여기 어딘가에 다른 사람 냄새가 있다. 창문을 연 뒤에 가장 먼저 한 것은 거리를 내려다본 것이다. 뒷모습을 본 것이다. 새 이불을 덮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그런 뒤에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네가 같이 간다는 그 사람이 누군지 물어보지 않은 것이다. 세탁기를 돌리고 덧니 같은 게 세탁기에서 나오면 잠시 웃고 버리면 되는 것이다.

2025년 5월 6일 화요일

오물분수

오물분수야, 너는 붙잡은 잠을 놓치게 한다. 세상의 찌꺼기들 그러모아 천국 향해 솟구친 뒤 엊그제의 속마음처럼 박살이 나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울컥거리는 폭주는 언제나 즐거울 거야. 최대한 움켜쥐고 있던 건강이나 미래와는 무관하게, 내 안으로 안착하는 너의 물줄기에는 삶의 분변 덩어리가 거대한 발사체처럼 자리 잡고 있고

빛을 등진 영혼의 파편들 짊어진 채 아래로 쏟아지며, 지체 없이 흐르고 있다.

계속해서 작동하는 잡동사니 마음들에 24시간 하방 압력이 커지는 것을 오래 견디고 있다. 이를테면 대형종 난초를 지탱하는 화분 속 돌멩이의 무거운 정적부터, 작은 어미 문조가, 자기보다 더 작은 새끼를 키우느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소리에 이르기까지, 내가 들을 수 있는 어떤 주파수의 오물에서도 함부로 살 만한 냄새가 난다.

그렇게 살다가도 죽어 있는 나 자신을 보는 게 자연이라며—

오물분수야, 너는 쏟아지고, 죽는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새롭게 쏟아지고, 죽는다.

2025년 5월 4일 일요일

젠가

저것은 우리들이 쌓아올린 젠가일지도 모르겠다고 너는 말했다. 「저것은 말이야.」 너는 그렇게 말을 시작했다. 「누군가는 밤하늘이라고 하는데 내 눈에는 아래로 감긴 천사의 속눈썹 같기도 해.」 그렇다면 참 거대한 천사라고 나는 생각했다. 우리는 도회지의 밤하늘 밑 여기에 누워 있었다. 너는 저 속눈썹이라고 하는 것을 자세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저 천사가 웃고 있는지 아니면 울고 있는지, 무표정한지를 알면 속눈썹이 어떻게 움직일지 또한 조금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이 천문을 보는 능력이라면. 「있잖아.」 너는 조금 별개의 단락으로 나뉘는 식으로 그렇게 말을 했다. 「저것은 젠가일지 몰라. 놀이하는 사람들이 하나씩 하나씩 건드려서 빼내는 거야. 그러려고 완성했겠지.」 마치 속눈썹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일과 같군. 나는 생각하면서 대답했다. 「그게 우리들이라는 거야?」 「아니, 우리들이 쌓아올린 젠가라는 거지 저 젠가를 쌓아올린 우리들이라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야. 그런 걸 말하고 싶은 게 아냐.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나는 공들여서 생각한 뒤에 말했다.「아닐 수도 있겠지.」 「그렇겠지.」 저기 네가 갖다놓은 사다리가 보였다. 카시오페이아 별자리였다. 타고 올라가면 무게중심 때문에 넘어갈까봐 걱정되었다. 깊은 우주에서 굴러떨어지는 일. 나는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성좌가 되는 일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있을 수도 있지.」 「맞아. 그럴 수도 있어.」 「젠가는 무너지고 사다리는 기울지. 거기 매달려 있던 것들은 모두 다 떨어지고 말아.」 그렇다면 저 천사가 눈을 감고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 속눈썹이 강조되어 보이는 것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저 천사가 눈을 뜨는 순간이. 「젠가가 무너지는 타이밍이 아닐까?」 너의 말에 나도 그런 생각이 든다. 사다리를 갖다 놓은 이유를 알겠다. 「우리가 무심코 습관적으로 저 젠가처럼 보이는 하늘에서 배들을 하나씩 빼내고 있었단 말야.」 그 배들은 하늘을 조립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하나가 빠지면 하나를 넣어줘야 한다. 안 그럼 하늘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큰일이지. 「그런 생각을 했어.」 「하늘이 무너질 거란 생각?」 「응.」 너의 불안이 너를 눈 감게 만든다고 해도. 「저 천사가 눈을 뜨는 일은 우리가 늙을 때까지 볼 수 없을 거야.」 그렇겠지. 에필로그인 마을이 왼쪽에 보였다. 저 사람들은, 저기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다 어떤 이야기를 겪고 난 후의 사람들이라고 한다. 안온하고 또 적요롭다. 그런 일상을 사는 게 난 부럽기도 했다. 재밌는 것은 정신이 없는 것만이 아니다. 「복도에서 빛이 멀리까지 나아가는 것도.」 재밌는 것의 일부다. 「새 소리가 울려퍼지는 것도.」 재밌는 것의 하나다. 「어느 한 부분의 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것도.」 재밌는 것의 일종이다. 「도둑을 염려하는 것도.」 우리 생활의 구성물이다. 그것들을 하나씩 젠가처럼 빼내면 어떨까? 저 하늘이 갑작스레 무너지듯 생활이 산산조각나면. 다시 이야기는, 이야기는 시작되고. 그 때가 저 왼쪽에 있는 에필로그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다시 나설 때인 거겠지. 이야기를 겪은 사람들은 저 천사를 지상으로 끌어낼지도 모른다. 자신이 지금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아는 감각으로 말이다. 저 아이는 신발 끈을 묶지 못해 현관 밖으로 나가지 못하지만 저 아이도 어떤 멋진 이야기의 에필로그다. 그런 확신이 들었다. 곧이어 확신이 없어졌다. 「대단원의 막이라는 젠가 피스는 그렇게 생겨나선.」 「응.」 「그걸 빼낸다면 말이야. 에필로그란 게 세상에서 없어지면 말이야.」 그렇게 대단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 그냥 저 물속에서 빛의 알갱이들이 원랜 있었다가 없어진 정도로. 저기에 사다리가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사다리는 조금 기울어져 있었다. 누가 건드리지 않아도 곧 쓰러질 것 같았다. 「그 정도의 영향만이 세상에 남게 되는 것일 수 있지. 별일은 아닐 수 있고, 그 작은 일이 정말 큰일일 수 있는 그런 세계에서 어떤 사람들은 살아가.」 그런 것 같다. 저 밤하늘은 그렇게 우리들을 상관하지 않는 것 같다. 「이쪽에 가담할래?」 너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세상을 젠가로 보는 집단에 말이야. 꼭 집단까진 아니어도. 안부를 묻거나 하는 대신 있잖아, 같이 놀고 싶었어. 저 천사가 저렇게 눈을 뜨고 있기 전까진 말이야.」 너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밤하늘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에 양옆으로 따옴표를 쳤다. 천사의 속눈썹이 무수히 떨어지고 있다는 말에 다시 양옆으로 따옴표를 쳤다. 그런 식의 이야기가 누군가들이 쌓아올린 젠가로 무너질 때에 나는 궁금함이 생겼다. 저 속눈썹들이 지상에 닿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눈처럼 녹을까? 나는 눈 뜨고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야외에 누워 있기엔 추운 겨울이었다. 「눈 온다!」 네가 그렇게 소리쳤고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렇군. 나로 인해 따듯하길 바라. 「젠가를 망친 벌이야.」 필연적으로 젠가는 망쳐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망친다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다. 그러니 젠가를 한 너희들이 벌이야. 「이게 벌이야?」 웃고, 또 웃는구나. 눈이 와서? 젠가가 무너져서? 사람들이 파하고 난 뒤 나는 여기 누워 있었다. 아 아까 했던 젠가 재밌었다, 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누워 있었다. 이게 세기말의 에필로그인가보다. 「그럼 안녕.」

2025년 5월 2일 금요일

4일간의 휴일

 

 4일간 휴일이 생겼다. 노동절인 5월 1일을 포함해서. 사람들은 4일간의 휴일 동안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운다. 날씨가 좋다고 하는데 바다가 있는 북쪽으로 기차를 타고 가볼까. 아니면 근교의 xx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는 도시를 방문해볼까. 4일간의 휴가가 생기자 모두 관광객으로 변신한다. 

너는 바쁘겠지.

4일간의 휴일이 생긴 뒤에 세상에는 바쁜 사람과 안 바쁜 사람이 생긴다. 

너는 그래도 즐겁게 일을 하겠지. 

너는 사람들과 잘 지내니까.

너는 네가 실패했다고 부르는 사람들처럼 되지 않으려고

여름에는 너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하려는 계획을 하고

너는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겠지.

너는 빵을 사러 오는 관광객들에게 싫은 표정 짓지는 않겠지.

너는 예의가 바르니까.

나는 늦잠을 잔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물을 마시고 

너는 일찍 일어났겠지. 새벽에. 빵을 만들어야 하니까

내가 너에게 편지를 쓰는 동안

너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간다. 

나는 4일간의 휴일 동안 밀린 편지를 쓸 예정이다.

 

25년 4월의 모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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