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9일 월요일

태풍

태풍이 온다고 해서 창문을 닫았다. 이 집은 오래된 집이라 창문이 많이 흔들린다. 창문 사이에 고무 같은 걸 끼우면 덜 흔들리지 않을까.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이면. 태풍을 기다리다가 잠이 든다. 태풍을 피해 차들이 유턴을 한다. 거기로는 가지 말라고. 거기는 태풍 피해가 극심한 곳이라고. 누군가 내 팔을 붙잡고 거기로 가지 말라고 외친다.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 때문에 나는 잘 듣지 못한다. 뭐라고 했어. 창문 닫으라고.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나는 사람들의 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뭐라고 했어요, 방금. 거기로 가면 태풍의 눈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태풍의 눈이 보고 싶다. 그 눈으로 나를 보고 싶다. 외출을 하려고 집을 나왔는데, 집이 송두리째 날아가고 있었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