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모텔이 있는 골목을 걷다가 길고양이와 눈 마주친다. 이런 우연을 붙잡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없었다면 나의 포즈가 딱딱하게 굳을 이유도 없었을 것.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하는 행동의 목적이 감정뿐이면 삶이 마음에 든다. 자기 유연함에 너무 관대한 거 아니야? 눈으로 묻는다.
우, 우. 음음!
도시비둘기의 울음소리를 묘사하자면 이렇다.
없어야 할 것이 들린다면 있다고 믿는 편이 좋다. 당신이 마음에 들지만 당신의 삶이 마음에 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당신의 일기에 적힌 사소한 내용들에서는 그러고 싶지 않고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무늬가 들린다.
정녕 내가 그랬던가?
돌처럼 몸을 뭉치고 있는 중인데도?
길바닥에 희고 작은 털 뭉치가 춤추고 있다.
휴대폰을 들어 그것을 따라가며 찍는 동안 바람에 대한 생각은 멈추고 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저녁 약을 먹고 어둠 기다리기. 처음부터 감추려는 목적으로만 울어왔던 것인데 억울하다. 이 억울함으로도 눈물이 났으면 좋겠지만 그러지는 않고. 여행 와서 감상에 젖고 싶은 마음을 내가 도와주진 않고(능력 부족으로).
처음부터 감추려는 목적으로만 울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