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1일 금요일

그의 이름은: 천정배 (17년 8월 둘째 주)



저번 안철수 2편에서 문제를 느끼고 좀 다른 방식으로 진행해 보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없음]과 김정은 234567이 번갈아 나오다가 끝날 것이다. 중복은 최대한 피하면서, 특별히 대단한 화제가 되지 않았더라도 이 순간 주목할 만한 정치인을 찾아가는 접근법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 PIMPS는 천정배다. 그의 불가사의할 정도로 희미한 존재감에 주목해 본다. 천정배는 그의 위치나 행보에 비해 너무나 존재감이 옅어서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다, 하는 간략한 소개가 필요할 정도지만, 그런 귀찮은 정보들로 분량을 채우기보다는 곧장 본론으로 가는 편이 이 코너의 취지에 더 맞을 것이다. 먼저 한국 정치에서 안경잡이 범생이 스타일은 절대로 통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해 둔다. 민심은 천심이라고들 하는데, 천심은 안경잡이를 원하지 않는다. 하여튼 안 된다. 젊은 세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로는 유승민이 있을 것이다. 계속 지금 이미지 그대로라면 유승민은 절대로 뭔가를 이룰 수 없다. 좀 더 예전에는 이회창이 있었다. 이회창은 아마 지금까지도 뭐가 진짜 문제였는지 모를 것이다. 이 계보에는 김종필, 윤보선, 쭉 거슬러 올라가 김구까지 있다. 박정희가 안경보다는 선글라스를 낀 이유, 전두환이 장기 집권을 못한 이유도 그와 일맥상통한다. 그것은 이명박이 후보 때 안경을 벗었던 이유이기도 하고, 문재인이 첫 도전에서 실패한 이유, 그리고 두 번째에 옛날 사진을 자꾸 보여준 이유이기도 하다. 홍준표가 안경만 벗었어도 지난 대선의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다. 여하간 이 땅에서 안경잡이는 통하지 않는다. 쓰다 보니 천정배 얘기가 없는데, 하여튼 일단 안경부터 좀 벗으란 얘기다. 일단 안경부터 벗고, 그 다음에 고려해 볼 만한 것으로는 이름을 자꾸 틀리게 불린 다음에 버럭하는 컨셉이다. 마침 틀리게 부르기 딱 좋은 이름이다. 천장배, 찬정배, 찬장배, 천종배, 청전배, 전청배, 정천배... 연장선상에서 명찰이나 명패,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모자나 깃발 등을 항상 착용하고 다니는 것도 효과가 괜찮을 것이다. 그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조용히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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