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3일 금요일

심상정이 아닌: 이정미 (17년 10월 둘째 주)



PIMPS의 마지막 한 달은 (재미없게도) 진보 정치인을 다루기로 했다. 적아를 가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다. 민중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언제나 진보 정치인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그리고 언제나 이렇게 외치고 싶다. 여러분 거기 있지요? 그들은 보이지 않고, 그들은 들리지 않으며, 그들은... 오늘은 이정미를 다룬다. 이정미가 누구냐, 박근혜 탄핵 당시 선고문을 읽은 헌재소장 권한대행과는 동명이인으로, 현재 정의당 당대표다. 그가 진보정당 후보로서 대선 최고 득표율을 찍었던 전임 대표 심상정의 자리를 이은 지가 3개월이다. 이 순간까지도 그의 존재감은 퇴임한 법조인에게 밀리는 실정이다. 현재 이미지로 따지자면 이정미에게는 이모적인 데가 있다. 어머니의 여자 형제 말이다. 이름조차 어머니의 여자 형제 같다. ‘이정숙의 매(妹) 이정미’인 식이다. 이대로라면 뭔가? 추미애의 사이드킥밖에 안 된다. 공세적인 이미지 메이킹으로 난세에 중량감을 키운 심상정은 자신의 노하우를 전해주지 않았던 걸까? 이정미를 위해 준비된 오랜 솔루션 하나는 일단 귀를 좀 보여주는 것이다. 여성중앙이 그렇게 하고 사진을 찍어준 적이 있다. 바로 그거였다. 실망스럽게도 곧장 전으로 돌아갔지만. 귀를 보여준다는 것은 잘 듣는다는 의미다. 농담 같지만 전혀 아니다. 야심을 품고 한국 정치사에 유례없는 이미지를 한번 노려본다면 포니테일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목이 길기 때문에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더불어 의외의 장신인 점도 어필해야 한다. 동안형 외모와 구부정한 자세에 키가 묻히고 마는데 그래서는 곤란하다. 키가 크다는 것은 눈에 띈다는 의미다. 눈에 띄어야 한다. 전처럼 해서 뭐가 되는 그런 한가한 때가 아니다.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이용해야 한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동안에는 허리를 펴고 턱을 당기자. 엄중한 세계 정세를 생각하자. 기아와 전쟁... 웃는 상이지만 웃어 주지 말라는 이야기다. 대통령이 다른 당대표들과 함께 사진 찍자고 어디 불러내도 한번 껴 보려고 기웃거리지 말고 차라리 팔짱을 딱 끼고 있어야 한다. 팔짱을 딱 끼고 사진을 찍히자. 결혼하지 않는 신비의 이모 간지를 밀어붙여 폭발시켜야 한다. 철없는 조카들을 홀려 좌경화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그게 답이다. 답은 차세대에 있다. 이정미의 짐이 무겁다... 피를 토하는 심정을 누르며 쓴다... PIMPS는 언제나 정론직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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