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4일 금요일

연안 같은 것

밤은 파도를 밀어내고 모래와 배를 문질러 해안선을 낳는다. 물러나는 파도는 열띤 소금기를 토하고 오래전에 익사한 잠수부들을 터진 양수처럼 쏟아낸다. 낮은 남은 자리에서 해안선을 널어 말린다. 넓어지는 백사장 위로 잠수부들이 일기장의 단어들처럼 엉겨 있다. 그들을 묻기 위해 팔다리를 모으다 해초를 쥐고 우는 아이들이 하루종일 생겨난다. 파도가 밀려오고 날이 밝아지면 모든 것이 미수에 그친다. 아이들은 물에 모래를 말아 먹는다. 하얗게 말린 해초에 소금을 발라 먹으며 피신이 생활이 되는 법을 배운다. 아이들은 죽은 자의 머리와 목 언저리에 새 잎을 따서 둘러준다. 그들의 지친 애도가 낮을 밀치면 파도는 다시 백사장의 이마에 모래를 보태고 주검을 보태고 모래를 보태고 주검을 보태고… 백사장이 끝나는 곳에는 언덕이 솟아 있다. 나는 높은 곳에서 그런 광경을 보는 일을 좋아한다. 높은 언덕에 오를수록 그들은 좀 더 작고 부드러운 모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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