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2일 화요일

알림판은 어떡해?

들었어? 트위터 망할 수도 있다고? 우린 어떡해?

관리인은 별 대답 없이 장갑을 벗어 양손에 하나씩 붙잡고 박수 치듯 맞부딪기 시작한다. 창고 지붕을 타 넘은 오후의 부신 빛이, 리듬을 따라 터져 나오는 흙먼지를 비추고 부풀린다. 관리인의 표정 없는 얼굴은 비스듬한 빛으로 잘려있다. 뭘 하다 온 것인지 한쪽 안경이 온통 뿌옇다. 주변이 점점 먼지로 자욱해진다. 나는 뒤로, 창고의 그늘 속으로 물러선다. 관리인은 이제 그 장갑으로 옷을 턴다. 턴다기보다는 거의 먼지구름에 집어삼켜지고 있는 꼴이다. 관리인은 그 속에서 말한다. 뭘 어떡해?

우리 알림판은 어떡하냐고! 미리 준비를 해야지!

근데 언제부터 관리인에게 말을 놓았지? 모르겠다. 관리인은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천천히 먼지구름 속에서 나온다. 지독하게 바람 없는 날이다. 관리인은 아무 털어낸 것이 없는 것 같다. 또 답답하게 되묻는다. 진짜 망하는 거 맞아? 망하고 나서 생각해봐도 되지 않아?

아니, 그러면 안 돼. 미리 대비를 해야지, 한군데 정해놔야지. 인스타 갈 거야? 어쩔 거야? 페북? 뭐 마스토돈? 그런 것도 있다던데?

무슨 대비를 해? 그런 델 왜 가? 게시판 있잖아.

게시판은 지미...

투고 들어온 건 있어?

관리인은 잠시 말이 없다가 갑자기 투고 얘긴 왜 해? 투덜대면서 관리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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