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4일 일요일

아침 같은 것

꿈에서
꿈으로만 남아 있는
다수의 미완성 물체를 완성했다
예를 들면 귤 하나를
귤 더미로 쌓아올렸다
희미한 귤빛 하나가
눈부신 귤빛 더미가 되어
무엇이든 밟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멈춰 세웠다
꿈에서 정신을 차리면
눈꺼풀 아래가 깜깜한데
그 안에서 빛을 보았다는 게
꿈의 거짓말 같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
머릿속에서 굴러다니던
귤 하나
눈앞에서 딱
정지했다
여기서부터 다시
귤 더미를 쌓을 차례라고
눈에 조금 묻어 있던
꿈이 말해주었다
이제 일어나서
사람들을 만나러
가야 한다고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