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5일 월요일

낡은 식당

나는 낡은 식당에 대해서 생각했다. 나는 낡은 식당을 좋아한다. 꾸미지 않은 인테리어와, 그 외의 것들. 식당에 자주 가지 않아서 식당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낡은 식당을 좋아한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나는 어느 낡은 식당 앞에 있다. 불 켜진 가로등이 보이고 그 안으로 날벌레 떼들이 솟구치고 있었다. 그런 광경을 바라보며 나는 잠에 대해 생각했다. 최근 나는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그래서 약을 먹지는 않았고, 잠이 잘 올 만한 행동들을 생각해서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거기에는 일주일 정도 동안 내가 찍어 놓은 사진들을 천천히 넘겨보는 것이 있었다. 그중에 내가 갔던 낡은 식당과 그 앞에 있는 불 켜진 가로등의 사진이 있었다. 그리고 그 화면이 클로즈업되어 희끄무레한 윤곽으로 보이는 날벌레 떼들의 사진도 있었다. 그 식당에서 나는 제육 덮밥을 하나 주문했다. 나는 날벌레 떼들이 싫지 않았다. 빛을 쫓아간다는 점이 그랬다.

나와 같이 낡은 식당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몸을 씻고, 마음에 드는 옷을 입은 다음에 그 사람과 만났다. 나는 그 사람을 만나면 말이 많아졌다. 우리는 실컷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인 카페에서 만나거나 했다. 그 사람도 낡은 식당을 좋아한다고 말했지만 사실인지는 몰랐다. 그 사람은 나와 다르게 잠이 오지 않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나는 낡은 식당(내가 자주 가는) 안에 앉아서 제육 덮밥을 시켰다. 그리고 밖으로 보이는 가로등 안의 날벌레 떼들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곧 음식이 나왔고, 나는 먹기 시작했다. 나는 누구와 같이 식당에 오는 것을 싫어했다. 그건 예전부터 그랬던 것이었어서 언제부터 그랬는지를 몰랐다. 하지만 혼자 식당에 찾아오는,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식당에 찾아오는 일은 싫지 않았다. 내가 시킨 음식을 먹으면서 나와 같이 낡은 식당 얘기를 하던 그 사람을 생각했다. 그 사람의 외양을 생각했다.
나는 낡은 식당을 좋아한다. 꾸미지 않은 인테리어와, 그 외의 것들. 나는 어느 낡은 식당 앞에 있었다. 불 켜진 가로등이 보이고 그 안으로 날벌레 떼들이 솟구치고 있었다. 그런 광경을 휴대폰으로 틀고 넘기며 바라보다가 나는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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