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6일 수요일

오물

쥐가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다. 쥐가 오물을 물고 있다. 쥐가 물고 있는 오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른다. 쥐는 더러운 생물인가. 쥐가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다. 반경 7.5cm 정도의 작은 구멍이다. 쥐는 고양이에게 쫓기고 있다. 고양이는 구멍 안을 드나들지 못한다. 저쪽 편의 구멍 앞에서, 고양이가 손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쥐가 나타나면 내려칠 생각인가 보다. 다시, 쥐가 드나들었다. 고양이의 손은 방금까지 쥐가 있었던 자리를 덮친다. 이 집 안에서 빵 굽는 냄새가 난다. 다시, 쥐가 드나들었다. 고양이는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다. 그 시선을 따라가보면 개다래가 하나 있다. 고양이가 그쪽으로 움직인다. 쥐가 작은 구멍 안으로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다. 쥐가 물고 있는 것은 작은 빵조각이다. 쥐는 더러운 생물인가. 원래는 깨끗했더라도 쥐가 물고 있는 것은 오물이 되는가. 쥐가 물고 있는 작은 오물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는가. 다시, 쥐가 드나들었다. 쥐는 애완용의 햄스터와는 조금 다르게 생겼다. 다시, 쥐가 드나들었다. 나는 작은 구멍 앞에서 지켜보고 있다. 쥐는 5cm 정도의 크기의 작은 쥐이다. 색깔이 까맣고 움직임이 빠르다. 쥐는 왜 구멍의 양쪽을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는 걸까. 집이라도 지으려는 생각일까. 마치 개미처럼. 오물로 만든 집은 오물이 되는가. 방금까지 개다래를 쫓던 고양이가 이쪽으로 나타난다. 쥐가 드나들고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흥미를 가지게 된 고양이. 오물을 물고 있는 쥐. 만약에 쥐가 고양이의 손에 움켜잡히면 고양이의 손도 오물이 되는 걸까. 오물의 범위를 어디까지 좁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 집 안에는 쥐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이 집 안에 쥐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나뿐. 나는 쥐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직 모른다. 집 안에 쥐가 존재한다는 것은 나의 위생상 문제가 되는가. 쥐는 초대받지 못한 생물인 걸까. 나는 작은 구멍 앞으로 엎어졌다. 어린 아이들은 길에서 엎어진다 하더라도 큰 충격을 받지는 않는 것 같다. 기다리고 있던 고양이의 손이 방금까지 쥐가 있었던 자리를 덮친다. 그 위로 환한 오물들이 비산하여 쏟아져 내린다. 오물은 환하고 비산하더라도 계속 오물로 남는가. 나는 허공에서 반짝거리며 내리는 물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 고양이가 스스로 개다래를 놓치고 내 앞으로 온다. 방금까지 내가 들이마시고 있던 공기는 위생상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