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7일 목요일

전쟁하는 꿈

전쟁하는 꿈을 꾸다가 깼다. 이불 속으로 수류탄을 넣어주길래 그 손을 붙들었다. 언제는 비둘기들을 쏴 죽였던 적도 있다. 창문이 다 깨지고... 꿈에서 비둘기들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사명을 ‘전쟁하는 꿈’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출근했다. ‘꿈’과 ‘전쟁하는’ 사이를 붙일까? 띄울까? ‘전쟁꿈’ 세 글자로 맞추는 건 어떨까? 이름에 ‘전쟁’이란 단어가 들어간 출판사가 있는지 검색해보았다. 몇 군데 있었고 문자 그대로의 의미였다. ‘살인하는 꿈’ 같은 사명은 상상하기 어렵다. 전쟁이 있는 한 그 이름도 어려울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출근했다. 마스크 위의 잔병 같은 눈들과 마주치지 않으려 애쓰면서. 비둘기들은 바닥에 있고 공중에 있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