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8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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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불투명함을 위한 투명함
불투명함을 위한 투명함
사람들에게 나를 갖다 대었을 때 생각보다 나를 잘 꿰뚫어 보고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참을 헤매고 있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나를 다시 자라나게 만들고 어떤 사람은 나를 흩트려놓는다 조용히 사람들 사이에서 살다 보면 어느새 나는 사람들 곁에서 투명해져 있다 꿈에서 깨어도 나는 눈을 뜨지 않게 되었다 나는 언제쯤 그 부패의 과정을 사랑할 수 있을까
기껏 사라지지 않을 준비를 마치고도 나는 자주 나가지 못했다 나가도 자주 말하지 못했다 슬퍼하는 것과 외로워하는 것을 구별하지 못해서 점점 더 투명한 사람이 되었다 네게는 날개도 성대도 없어 나는 나를 꿰뚫어 보는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걸었고 안에서 밖으로 자꾸만 악취가 나는 질문들만 만들어냈다 너는 내 안에 있을 수 있어? 너는 나를 제대로 볼 수 있어? 너는 내 몸과 마음이 아닌 나도 사랑할 수 있어?
나는 조난당한 사람들과 함께 잠든다 눈을 뜨면 나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믿는다 하필 그런 사람이 나였다 때를 놓쳐 떠나지 못한 지평선에 눕는다 더 이상 투명해질 수 없는 그림자 위로 나를 눕힌다 내가 나를 나에게 포개했을 때 생각보다 나를 잘 꿰뚫어 보고 있는 내가 있는 반면 한참을 헤매고 있는 나도 있다 어떤 나는 나를 다시 자라나게 만들고 어떤 나는 나를 흩트려놓는다 조용히 내 안에서 살다 보면 어느새 나는 내 안에서 투명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