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1일 금요일

다락, 꿈

꿈. 모이. 허락받지 않은 다락으로 들어가기. 아이는 커다란 새를 껴안고 있다. 포근해. 깁슨은 법정 서기였다. 아이의 꿈은 왼쪽으로 가는 것. 깁슨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경사진. 내려가거나 올라갈 수 있는 것 중에서 분별되지 않은 그 경사를 걷고 있다. 공기는 텁텁하고 어떤 이들은 신경 쇠약. 어떤 이들은 졸리다. 피곤하고 또 피곤해. 항상의 체험. 깁슨은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그 자리에 앉아 자신의 일을 시작한다. 권위 있게. 자신의 일로 능숙을 저한테 붙여가는 사람들은 교훈적이다. 미덕이다. 여름처럼. 존재한다. 지나간 여름. 새가 뒤쫓고 있다. 아이가 뿌려주는 모이들을 향해 고개를 낮추고 뚜벅뚜벅. 돌아온 여름은 지나간 여름의 어깨 위에 얹혀 민들레 동산이 되었고. 또 어정쩡하게 다락으로 들어가기. 넌 괴상하군. 괴상한 사람들은 그런 말을 자주 들었다. 왜냐하면 괴상하기 때문이었다. 깁슨은 법정 서기로 일했다. 그는 서류에 아이의 괴상한 점들을 적었다. 처벌을 위해서는 아니었고 부모에게 조언을 주기 위해서. 가을이 와 있었고 좋게 이야기하라고 타일렀다. 호의적인 이미지가 인간에게 지닌 중요성은 컸다. 큰가? 가을은 커다랗다. 겨울은 작은 소품 상자 안에 담겨 있고. 그것을 열면 안 되노라. 꿈이 거기 담겨 있으니. 손가락에 낀 반지로 그것을 열 수 있다. 아버지가 남긴 물건. 아이는 이해받고자 했다. 이미 열었으므로 이젠 어른들의 책임. 깁슨이 빠르게 속기했다. 아이의 꿈을 보전해 줘야 해. 왜냐하면. 나에게도 아버지가 물건을 남겼으니까. 아버지가 내 등 뒤에 매달려 있네. 피곤하군. 봄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이곳이 좋아요. 날 사모한 이들을 무죄 방면할 수 있으니깐요. 아이는 봄에게 무언가를 속삭였다. 친구인 것처럼. 그 일은 다락으로 들어가기. 거위 깃털 침대에 누워 한잠 자고 싶어라. 사람들은 앞다투어 평안에 대한 좌석을 꿰어 찼다. 밀리고 밀리기. 그것은 예전엔 욕망이었고 지금은 이룬 것. 잡동사니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쉴 수 없고 고달픈데. 누군가 잘못을 저질렀군. 길가의 쓰레기를 보고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래서 쓰레기를 대신 주워 올바른 곳에 버리는 사람들. 용서인가? 아이는 더 어릴 때 까르르 웃었던 아기. 아버지가 남긴 그림이다. 그는 화가였다. 왜냐하면. 허락받지 않은 다락을 그렸다. 잘 그리진 못했다. 아이의 눈으로 보기에 길가에 가끔 보이는 쓰레기들이 더 나았다. 왠지 모르게. 귀부인들이 걸어 다니는 거리. 법정은 어설프고 어정쩡했다. 그것이 주된 기억. 망치로 세 번 두드릴 때 아이는 실소를 지었다. 아니면 끼루룩 웃었다. 법정 창밖으로 새들이 날아와 머릴 부딪쳤다. 아이는 안쓰러웠다. 그래서 아버지가 남긴 그림이 담긴 소품 상자에 대해 위증했다. 법정 사람들은 옥신각신 다투었다. 아무도 아이의 증언을 귀담아듣지 않고. 어떤 사람은 그들의 행태가 한심하다고 욕했다. 왠지 그랬다. 역할 놀이 같은. 그 점을 말해봤자 어른들은 긴 잠에서 깨우지는 못한다고 깁슨은 판단했다. 깁슨은 아이를 양자로 받아들이는 일을 떠올렸다. 오히려 부인이 좋아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피곤했다. 권위 있게. 서기로서. 그는 잠시 쉬었다. 그 순간 법정은 멈춤. 기록되고 싶었으므로. 누구도 깁슨의 트랙 밖으로 나가길 꺼렸다. 서기의 처지는 건드려지지 않았다. 잠시의 거위 깃털 낮잠. 일어나자 아이는 어른이 되었다. 시간이 빨리 지났군. 아니, 시기를 놓쳤군. 어른이 된 아이가 말했다. 고려해 봐야 할 테죠. 이젠 그럴 마음이 없구나. 그때 겨울이 증언자의 품속 브로치 안에 들어 있었다. 판사가 정숙하라고 그랬다. 아이의 심리와 희망은 지나갔다. 그건 보는 이들의 몫. 그래서 어떤 절망이 넘실거린다. 그렇지만 이미 해결된 일이었다. 증언자는 단지 자신의 말에 신뢰를 더하기 위해 겨울을 모사했고 사람들은 그 말보다 겨울을 더 믿었다. 법정 안은 차가워졌다. 모두가 그렇게 믿었으므로. 나른한 하품을 하던 이들이 오들오들. 증언자는 아이의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아이를 좋아하는 것 같았거든. 책임감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았어. 저런 어른 말고 아이를. 왼쪽에 계류 중인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를 속기해놔야 한다. 법정 안의 사람들은 고개를 바로 했다. 권위 있게. 꿈. 모이. 사건. 커다란 새가 창문을 깼다. 아이를 처음에 데리고 온 황새의 시조 격이었다. 진정한 아버지인 황새. 여기선 알바트로스. 우아하다. 이번에는 그 새가 아이를 껴안았다. 보호해 주려는 듯이. 날개로 뒤덮었다. 용서하노라. 그건 모든 사람들의 눈이 아이의 몸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용서였다. 그래서. 아이는 갑자기 편안해졌다. 이게 울음이군. 엉엉. 거위 깃털 잠을 아이는 졸면서 설명했다. 선생님 앞으로. 계류 중인 사람들은 그런 학교에 신경 쓰지 않는다. 민감하고 저촉되거나 위배됨. 오른쪽에 있는 검사들의 얼굴. 볼에 뾰루지가 난 이. 그 잠이 부러워. 아이에 대한 재판은 모조였다. 검사들은 최선을 다해 공격했다. 장난일 수밖에 없다는 것에 화냈다. 어떤 모조이든 감쪽같음을 갖고 있으므로 깁슨은 객관적으로 써야만 했다. 이야기를. 그것이 결국 모조라는 사실을. 검사들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적어도 여기 모인 사람들이라면. 그런 것을 서사시같이 올바르게 쓰는 게 그의 욕심이었다. 깁슨은 자신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가 없었다. 퇴행. 법정이 끝나고 암전이 된 뒤 그는 집에 가서 잠을 잤다. 아이의 거위 깃털 잠은 아니었다. 용서받는 잠. 괴상한 아이였어. 그는 꿈을 꿨다. 그 아이가 천사로 나왔다. 용서받은 것이 진짜인지 잘 모르겠다. 그 아이는 밖에서도 천사였다. 하지만 그 새는 창문을 깨고 들어왔지. 벌금을 매겨야 했는데. 엑스 마키나에게 매기는 벌금. 그런데. 실은 용서를 해주지 않고. 새를 통해, 특히 알바트로스를 통해. 내가 지어낸 이야기겠군. 난 그 나이 때 용서받은 적 없으니. 자야겠다. 봄 속에 있었다. 몇 달 전에 법정에 갔었지. 음악이 들려왔지. 커다란 새를 표현한 그런 음악. 그 새가 날 데려갔어. 봄 안으로. 이 봄. 신경질적인 시선들을 막아준다. 그 사람들은 왜 신경질적이었을까? 내가 거짓을 말했는데 그걸 제재할 방법이 없어서였을까? 난 누구의 눈에 보이지 않았거든. 잠시뿐이었지만. 나이가 어렸어. 모든 부분이 깃털에 덮여 있었어. 그건 기억나. 기억이라니. 이게 어른들의 일인가? 새 안에 감싸여 있을 때 나는 천사. 케루빔. 친구들이 되지 않아도 좋아. 같은 신만 섬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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