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6일 일요일

조심스러운 사람들

돌을 많이 보고 만지고 밟고 다니며. 돌한테 얼쩡거리고 발로 차고 시비 걸고 그래도 같이 술 마시자고는 안 해보며. 시간이 흐를수록 남의 종교 보듯 했다.

금요일 밤 해장국집에 모인 중년들은 서로의 밥그릇에 국물 떠주며
혼자 못 먹어? 애기야? 서로 업신여기는, 가학-피학 관계로 절묘하게 구성된 뜨거운 사랑의 모임을 잘만 하던데,

우리는 왜 조금이라도 친한 척 안 해봤는지. 어차피 다시 만나자고도 안 할 거니까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층층이 서로를 쌓아올리기만 했는지. 다들 하는 것처럼 탑 만들고 다시 무너뜨리고 나 아니어도 바람 불어서 와르르 무너질 것을,

사실은 바람이 제일 비겁했다. 보이지도 않는 것이 번번이 때리고 갔다.
대신 너는 아침부터 바빴다. 너의 잘못 말하기를 행하느라.
오해인 줄도 모르고 너는 그 행위가 오로지 너라는 듯이, 바람 같은 건 꿈에도 모르고 다녔다.

그랬던 너는 참 용감하지. 언제까지 자신처럼 행동할 참인가.
이제야 나는 내 몸 하나지만 돌은 저 멀리 펼쳐진 데까지 다 돌들이란 점을 절대로 잊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그대로 너 될 수 없어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는 대신에.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