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5일 월요일

시민을 위한 워크숍 같은 것

작가님,
저는 작가님만큼 많은 단어를 알지 못해요
평소에 국어사전을 가까이하지도 않구요
거의 TV만 봐요, 유튜브 아니구요,
여기에 왜 왔는지도 까먹고 있어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 속에 참석해보니
작가님이 권유한 대로 상상,
그런 걸 해보자면 가끔은
자연이, 야간 광역버스처럼 저한테 돌진하는 것 같아요
그 앞에서 겁이 났던 적은 없어요
밤에 버스 많이 타본 분들은 알 텐데
아니라면 제가 하는 말. 이해가. 가시나요
너무 나만 아는 얘길. 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저는 상점에서 그릇, 컵, 이런 걸 팔아요
제일 잘 나가는 건
한 손에 쥐기 좋은 파이렉스 유리컵인데
저는 그 상품을 다른 이유로 좋아해요
설명이 필요 없거든요
있는 그대로 전시만 해두어도
사람들이 알아보고 사가거든요
제 삶의 어떤 순간은
그런 무렵을 닮았으면 좋겠어요
점심시간, 가끔 배회하는 손님들 있어요
딱히 뭘 사려는 건 아닌데
그냥 매장 안을 돌아다니죠
그 손님들을 위해 타임세일을 외쳐요
가끔 제 확성기가 유리 확성기 같은데,
외쳐봐도 아무도 모이진 않거든요
손님들은 그냥 마음대로 하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참, 저 너무 길게 말하죠?
혼자 너무 말이 많은 건 아닌가요?
제가 이렇게 두서없이 말해도
다들 들어주시다니
참, 좋네요…
꼭 작가님이 된 기분이에요
그냥 요 앞을 산책하다가
사람이 많아서, 재밌어 보여서,
이 멋진 공간에 불쑥
들어왔던 것 같네요
한번 들러보길 잘한 것 같아요
상상, 저도 좋아하거든요
오늘을 꼭 기억하게 될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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