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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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공기
오망성
나는 장난질 속에 자신을 파묻고 있다. 나의 수호악마는 더 나아진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악마조차 그토록 진지한데. 최근에는 다섯 권의 책을 같이 보고 있다. 이제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혼란하다. 기억나지도 않는 언젠가 써둔 다섯 개의 작업 파일에 의지해 더듬어 나갈 뿐이다.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일하느라 읽어 오고 읽고 있는 수많은 문자 숫자들이 다 야속하다. 무슨 소린지 몰라도 교정할 수 있다. 아니면 나는 그냥 교정하는 흉내를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이 일에 대하여 아무 뜻 없듯 내게 이 일은 아무 뜻 없다. 그럼에도 그 일은 이루어지고 있는데,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하고,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할 일을. 나는 사전 속에 내 시간을 처박아 버리고 있을 뿐이다. 이 지겨운 시간을. 할 수만 있다면, 회사에서는 그냥 일을 할 때 시간이 제일 빨리 간다. 그 시간에 내가 읽고 싶은 것을 읽었더라면 뭔가 달라졌을까? 거기서 나는 장난질 속에 자신을 파묻고 있다. 널리 흔해진 죽음으로부터 우리가 분리되는 동안 재앙과 불의는 환하게 다가오고,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끔찍한 방언 대결 가운데 시들은 한없이 우스워 보인다. 나의 수호악마는 더 나아진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말을 밀고 당기라… 인간 너머의 세계와 싸우라… 서로 도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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