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4일 금요일

1.5달마다 가는 미용실 같은 것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다녀왔다. 직원이 자주 들고 난다. 갈 때마다 진, 민희, 찬, 하는 이름의 새로운 담당 디자이너가 명함을 준다. 사람이 계속 바뀌고 코로나 시국 이후로 더 자주 바뀐다. 새로운 사람에게 머리를 맡길 때마다 어떻게 다듬으면 좋을지(ex. 귀 파주시고요, 투블럭은 9mm로, 겉 머리가 덮이도록, 숱 많이 쳐주세요 등등), 내 머리를 다룰 때 주의할 점(ex. 너무 짧게 자르면 귀 뒷머리가 잘 뻗쳐요. 머리카락이 앞으로 쏟아지는 편이에요. 가르마는 이렇게, 저렇게 등등)을 설명한다. 이렇게 쓰고 나니 나는 요구사항이 많은 손님 같다. 매번 똑같은 설명을 하지만 디자이너에 따라 결과물은 다르다. 남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단 한 번도 똑같은 모양으로 머리를 자른 적이 없다고 느낀다. 그러면서도 디자이너들 사이에 어떤 기본이 공유되고 있다고 느낀다. 그리 긴 머리가 아니라서 다 자를 때까지는 삼십 분 정도 걸린다. 여기에 또 다른 기본이 있다면 남자들보다 돈을 이삼천 원 더 많이 내고 있다는 점이다. 아쉽지만 직원에게 따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거길 간다. 이 정도가 나의 기본이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