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29일 일요일

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 같은 것

주인은 무너진 집의 그림자를 베껴 집을 지었다는 사실을 발각당했다. 우리는 조금 싸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집보다 먼저 무너지는 자세가 많았다. 집은 새로운 지진 속으로 들어서고 있어서 살고 있던 사람들이나 앞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착각이 일사불란하였다. 동시에 무너질 집의 조짐을 알 수 없었다. 주인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다시 또 연락을 해보려다 꿈을 꾸고, 꿈이나 꾸어버렸다. 벌초하러 온 사람들이 이미 동그란 무덤을 더 동그랗게 다듬고 있는 꿈이었다. 풀이나 깎으면 될 것을, 무릎으로 여러 번 흙을 다져 더 단단한 무덤을 만들고 있는 꿈이었다. 깨어난 후 우리는 다음의 결과에 포복하였다. 우리의 마음은 불타고 있었고, 어느새 눈 속에 파묻혀 보이지도 않았다. 그즈음 집은 우리의 관계를 정당화한다는 말을 어딘가 새겨두고자 했지만 그럴 만한 기둥을 찾지 못했다. 기둥은 많았으나 할 만한 게 없었다. 우리는 더이상 우리가 아니었다. 우리로 건너갈 수 없었다. 그래도 어느 신혼부부가 찾아와 부득불 이 동네에 세를 들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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