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6일 수요일

눈물

 

 

오늘 말을 하다가 눈물이 났는데, 그 공식적인 상황에서 일부러 울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눈물이 났고, 그 눈물의 기원이 궁금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 눈물의 기원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눈물의 기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어하던 사람처럼. 하지만 나는 그냥 눈물이 나는 대로 눈물을 흘렸고, 우리는 굳이 그 눈물에 대해 분석하지는 않았다. 그 눈물은 어떤 과거와 관련된 눈물이라기보다는 그냥 흐르는 눈물이었다. 유년시절과 관련되지 않은 눈물이었고, 내가 하던 얘기가 과거의 얘기긴 했지만, 슬프지는 않은 눈물이었다. 눈물이 났을 때 당황하며, 어 내가 왜 이러지, 원래 잘 안 우는데, 그런 말은 하지 않았고, 그냥 눈물이 나는 대로 나게 두었다. 그는 나에게 눈물에 대해 묻지 않았는데, 휴지 같은 것도 건네지 않았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눈물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잠시 말을 멈췄고, 눈물이 끝나자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에 창문이 바람에 열렸고, 밑에서 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차가 지나간 뒤에, 나는 시계를 봤고, 이 시간이 끝나기까지 아직 시간이 좀 더 남아 있었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