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7일 월요일

낮을 위한 공원

기다리는 아이처럼

오래 앉아 있었다


이마가 서늘해질 때까지 

공원을 가로지르는 구름을 봤다

끝에서 끝으로 가는 것들을 떠올리며

시작이 사라지며


구름이 여기저기 퍼져나갔다


시선이 내려와

눈을 더듬으니 내게 필요한 자리가

풀밭처럼 펼쳐졌다

 

다른 누군가가 필요없는 것처럼

무릎을 조금 늘려 벤치에 누웠다

잠시 나는 사라지고


눈꺼풀 사이로 깜빡이는

아름다운 열대어 떼

 

그러다 한 마리가 내려와

유성처럼 떨어지려고 할 때

무서워 일어나게 되고

물고기는 사라지게 되고


되살아난 내가 낮을 목줄 삼아

다시 걷는다


조용히 가라앉는 닻처럼 

꿈의 윤곽은 희미해서


기다리는 아이처럼

오래 앉아 있었다


이곳에 마지막 구름이

언제 가라앉을까 


아이들이 열대어 떼를 따라가며

곧 비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사라지는 아이들 사이로

계속해서 흔들리는 나무들


이런 기다림은

멈추지 않아도 돼


멈추지 않아도 돼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