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6일 금요일

눈사람을 위한 플로깅

나뭇가지를 주우면

눈사람이 떠오른다


쓸어내린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묻어 있는 게

참 많기도 한


눈사람을 떠올리면

눈이 쌓인 공터를 거닐게 된다 


바닥에 떨어진 목도리를 파내고

누군가 흘린 장갑을 건지면


살아 있기

쓸모없지 않기


뭉개진 코와 부러진 팔다리에게

굳이 쓸모를 얘기하지 않기


더 많은 걸 선물해도 될까

비닐봉지, 스타킹, 양말, 모자


그러다 날씨가 좋아져

눈사람은 다시 흘러내리지만


거의 물이 되어가는 눈사람의 말


다시, 또다시


눈이 내린다

친한 눈사람이 떠오른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