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7일 금요일

소년에서 남자로: 김정은 (17년 7월 첫째 주)



PIMPS의 첫 번째 타자는 지난 4일 ICBM 발사로 세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는 젊은 정치인 김정은이다. 요즘 세상에 가문의 이름을 걸고 정치를 하는 보기 드문 정치인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서체를 본받은 친필 명령서 공개에는 참으로 찡한 면이 있었다. 글씨를 보면 제법 귀여운 구석이 있다. 그렇게 백지를 기울여 놓고서 글씨체를 연습하고, 망원경으로 먼 것 구경하기를 좋아하고, 드론을 날려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연일 뭔가를 폭발시키고 발사하며, 농구 잘하는 친구를 집에 초대하는 그는 하여간 뭔가 소년적인 이미지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좀 마른 소년이었으면 먹혔(내가 보기엔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닮아 잘생긴 편이다)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그 상태로는 그냥 부잣집 도련님처럼 보일 뿐이다. 그래선 안 된다. 그래서는 강성대국이 될 수 없고, 승냥이 같은 미제도 무찌를 수 없다. 그를 위한 나의 솔루션은 바로 소년에서 남자가 되는 것이다. 체중을 감량하고, 몸을 만들고, 얼굴은 더 각지게, 더 제대로 된 수트를 입고, 구레나룻과 수염을 길러 다듬어야 한다. 취미도 드론에서 자동차로, 폭죽에서 시계로, 농구에서 낚시로 바꿔야 한다. 종이를 기울여 놓고 쓰는 못된 버릇도 물론 고쳐야 할 것이다. 그러면 다들 고개를 기울여서 읽어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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