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7일 수요일

노점상(인형을 파는)

해역을 건너온 아이들을 좌판에 벌여두고 난롯불에 두 손을 쬐고 있는 일요일, 겨울. 동묘는 16세기 말 선조가 명나라 황제의 명에 따라 지은 관우의 사당.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성인 가요. 가짜 브랜드, 가짜 시계. 권력도 약속도 없는 반지들. 이미 유물 같은 전자 제품들. 한창 허기질 때 길거리 음식 냄새. 옷 무덤이 군데군데. 그야말로 옷의 무덤. 이 모든 죽어가는 것들이 여기서도 구원받지 못한다면…… 유독 추운 날이라 그런지 썩 밝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표정. 눈이 올 것만 같은, 오지 않는 하늘. 울 것만 같은, 울지 않는. 그러나 내가 너희들 부모도 아니고, 언제까지 너희들을 돌볼 수는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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