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우체통에서 요양원의 담요 냄새가 난다. 신발끈으로 만들어 맨 목줄과 아돌프 히틀러의 군인들처럼 조인 발목을 떠올린다. 혼자 저녁을 먹는 것처럼 먹먹하다. 내가 먹은 음식의 냄새가 이후와 더불어 좋지 않을지라도 풀처럼 애잔하게 붐비는 도심의 장례식장에 간다. 그동안 생활인가 심장인가 한 철을 나고 몸통이 소란하였다. 그 밖에 창문을 자세히 알고 싶었다. 어떤 선생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보다 잘 알려면 창틀을 보지 말고- 꾸준히 창밖을 보아야지-
그리운 목도리와 생활로 채운 우체통을 가진 집. 전령과 밀수꾼은 꾸준히 편지를 훔쳐간다. 부서진 그네는 어쩔 줄을 모르겠어. 사실은 창밖에서 아주 좋은 함성이 들린다. 누군가 죽었는데 무기가 없다. 담요를 덮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