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일 수요일

여섯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일이 끝난 뒤 동료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녀는 그들과 함께 같은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게 되는 상황을 두려워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들과 함께 무언가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고, 그것이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녀는 항상 일이 끝나면 짐을 곧장 챙겨서 달아나듯이 간다. 동료들은 남아서 그녀가 오늘 무슨 실수를 했으며,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가끔은 재미있고, 그래서 동료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가끔은 그냥 그렇다. 특히 그녀가 무언가를 잘했을 때. 그럼 딱히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전거를 훔쳐 달아나는 사람처럼 자신의 자전거 자물쇠를 연다.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면서. 그녀는 오늘 동료로부터, 왜 그렇게 비장하게 말하냐는 질문을 들었다. 동료들이 뭔가 물으면, 그녀는 그것에 대해 한참 생각해왔고, 마치 물어주기만을 기다린 사람처럼, 혹은 자신이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사람처럼 말하곤 했기 때문이다. 마치 오늘 재료가 다 떨어졌다는 한마디를 몇 년 동안 생각해 온 사람처럼. 마치 자신이 하려는 말이, 자신의 마지막 말인 것처럼. 마치 연설하듯이. 마치 수백명의 관중이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동료 중 누군가와 마침 같은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게 되는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녀는 나비가 나무가 되고 나무가 두부가 되는. 많고 많은 신발과 신발로 피클을 담그는. 생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하철 안에서, 서로 모른 척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서 그렇게 마주하고 있는 순간에 말이다. 그녀의 자전거 왼쪽 손잡이에는 작은 거울이 달려 있다. 자전거를 타고 있는 한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녀는 거울 안으로 멀어져가는 동료들을 본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