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6일 월요일

일곱





외출을 어렵게 생각하는 A는 어제 외출하는 데 실패했다. 어제의 외출 준비는 너무도 까다로웠다. A는 이미 신발을 신었고, 외투를 지퍼를 잡아 올렸다. 하지만, 신발을 신는 자세가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외투의 지퍼를 올릴 때 감촉은 그가 기대하던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다시 신발과 외투를 제자리에 놓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는 종료했던 컴퓨터를 켰고 커튼을 걷었다. 다시 잠옷으로 갈아입었으며 침대에 드러누웠다. 외출은 쉬운 문제일 수 있지만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다. A는 시험에서 한 번도 좋은 성적을 받은 적이 없다. 그의 시험 성적은 대학 진학을 불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그는 사실 대학교에 갈 생각도 없었다. 그가 가고 싶은 곳은 집 주변에 있는 성당이다. 그는 종교가 없지만, 천장이 높은 곳을 좋아한다. 천장이 높고 소리가 울리는 곳. 더운 여름에도 왠지 시원한 곳 말이다. 여름에 그곳에 앉아 있으면 조용하고 시원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잠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일어나면 누군가 그를 쳐다보며 미소를 짓고 사라졌는데, 그 사람은 갑자기 사라져 연락이 두절된 그의 친구를 닮았다. 

헤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