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4일 금요일

거지가 되는 꿈

며칠 전 거지가 되는 꿈을 꾸었다. 거지로 변한 내 모습을 보면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작은 소녀가 동냥 중인 내 앞으로 걸어와 소매에서 동전을 꺼냈다. 나는 그 동전을 받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일하기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냥 중인 내 모습이 매우 어울려 보였기 때문이다. 그 소녀는 작은 잎사귀를 입에 물고 있었다. 나는 그 소녀가 꺼낸 동전을 받고 싶었다. 그러나 그 꿈은 거기에서 끝났다.
다음번으로 꾼 꿈에서 나는 그 소녀를 또 만났다. 헛간 같은 곳에서 나는 낱알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일하기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그 작은 소녀는 이쪽으로 다가와 또 낱알을 입에 물었다. 맛을 보려는 모양이었다. 낱알을 좋아하는구나. 말해도 흥미가 없는 모습이었다. 문득 며칠 전에 꾼 거지가 되는 꿈이 생각났다. 나는 그 소녀에게 며칠 전 꾼 꿈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말을 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꾼 꿈에서 나는 그 소녀가 얼마 전까지 헛간 같은 곳에 있었다고 하는 이사야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잎사귀를 물고 다니길 좋아하는 그 어린아이의 모습을 나는 그려 보고 있었다. 어릴 때 자주 들었던 이야기다. 사람으로 변하기를 선호하는 태비들에 관한 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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