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9일 월요일

인형 골렘

골렘에 대해서 쓰려고 했는데 시일이 많이 늦어버렸다. 내가 갖고 있는 이 골렘은 백팩에 다는 장식용 인형과 같은 생김새이다. 이 작은 골렘을 만든 이유는 어떤 인간적인 목적 때문이었다. 나는 이 골렘을 직접 만들었다. 만드는 동안 큰 어려움은 없었고, 과연 어떤 용도의 골렘이 될지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이제 내가 만든 이 골렘은, 꼭 비맞이 인형*과 같은 목적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골렘을 인형 골렘이라고 부른다. 혼자서 움직이는 기능도 있다! 태엽을 감아줘야 하지만(그럼에도 나는 태엽 인형 골렘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이것은 정지해 있는 채로 내 백팩의 고리 위에 달려 있다.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 물으면 나는 인형 골렘이라고 대답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왜 이것을 인형 골렘이라고 부르는지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쯤 인간 형상을 띤 골렘들은 관절의 가동 범위가 넓다. 이것도 그럴 수 있었을 테지만 이 골렘은 관절이라고 부를 부분이 딱히 없다. 이것에 대해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골렘을 빼고 인형이라고 답할 것이다. 뭔가를 숨기기 위해 이 골렘을 만들고 백팩에 달아둔 것은 아니었지만 만들고 보니 숨겨야 할 것이 생겨버렸다. 골렘 같은 구조물을 만들 때 귀금속류가 다량 들어가는 것은 특기할 만한 사실이다. 그 귀금속들이 들어가야만 하는 이유는 골렘 사용자의 편의성에 집중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골렘을 만든 사람일 뿐이고, 골렘 사용자는 아니지만 나도 편의성을 염두에 둬 이것을 인형 골렘이라고 부른다. 위와 같이 이 골렘은 비맞이 인형처럼 다음 날의 날씨를 기원하는 용도가 있다. 이것은 인형 골렘에 대한 글이다.



*테루테루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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