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7일 월요일

양가감정

대장이 눈쌀을 찌푸립니다. 갑작스레 짜증이 솟구쳐서 나는….

여기 모인 대원들을 죽여버리는 상상을 해봅니다. 톱으로 썬 다음 채칼로 벗겨내는 생각을 해봅니다. 거리낌이 없습니다. 인간이 아닌 까닭이지요. 로봇에게도 저 별과 같은 슬라이드가 있어서, 무언가를 생각할 때 그것이 실재하게 된다고 한들 대수롭지 않을 거예요. 나는 솜사탕 같은 연인의 머리를 바라봅니다. 재미있습니다. 그는 섬세하고 유약한 사람입니다. 그의 어깨는 매끈한 조약돌처럼 동그랗고 그것이 나는 귀엽습니다. 헛웃음이 나옵니다. 인간은 어째서 자신의 오만함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자신들이야말로 끊임없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아찰나 속 취산된 물질임을 왜 모르고 있을까요? 그것은 엄연한데요. 그 무지(無知)로부터 이런 귀여움이, 멋쩍은 웃음이 나오나요? 참나,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 수의 무녀 - 입출력의 건 - 화상 담당자가 유약함 - 머릿속 사과, 우리 손에 들어온 - 정비공 대원 - 갑론을박 - 양가감정 - 윤리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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