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일 수요일

콘테나-추레라

사람을 욕한다는 것은 이제 지겨워졌다. 난 사람 욕하기를 그만두고 싶다. 사람을 욕하는 사람을 욕하는 사람을... 말할 것도 없이 여기서 마주치는 것들이란 다 개새끼 아니면 버러지들이다. 죽이고 싶은 녀석들 콘테나로 한가득이다. 아니야, 난 그러지 않기로, 사람을 욕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죽이면 될 거 아닌가? 나는 입을 다물고 있다. 콘테나 속에는 개버러지새끼들, 추레라엔 내가 타고 있다. 운전대를 잡은 나는 음악을 틀었다. 듣고 싶지 않지만 마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힘을 낼 수 있도록 음악을 틀었다. 마음이 약해져 사람 욕을 시작하지 않도록. 그렇게 가는 중이다. 쓰레기장으로다. 죽이고 싶은 것들 파묻어버리러다. 이것은, 이 도로는, 이 운반은, 보람도 뜻도 결과도 없는, 조용하게 확실하게 마음들과 삶들을 파괴 중인 전쟁이다. 누가, 무엇을, 누구에게, 어디서,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바로 이렇게다. 죽이고 싶은 것들...

그런데 이 세상에, 콘테나에 꽉꽉 처넣은 저것들보다도 더 증오스러운 치들이 있다. 개작살이 나고 있는 이 세상에서, 이런 건 아주 모르는 듯이 굴고 있는 녀석들, 죽이고 싶은 것 파묻어 버리고 싶은 것 따위는 없는 듯이 구는 그런 녀석들이 있다. 그래? 그런 곳이 있다는 거야? 너희는 그런 곳에 있다는 거야? 진실로 나는 베인 풀더미처럼 선한 이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여기에 있고 가까이 있는 이들, 말이 없는 이들, 그런 이들이 아니라, 쓰는 이들을 말하는 것이다. 죽이고 싶은 것 따위 없는 듯이 쓰고 있는 이들, 내가 증오하는 이들이 그들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내 마음이 꼬인 세상에서 같이 꼬였다면, 그들의 마음은 꼬인 세상을 돌리고 있다. 어떻게 너희는 그럴 수 있는 거야? 어째서 그렇게? 우리 중 가장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너희가? 쓸 줄 아는 너희가! 우리...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그래도 서로를 매달고 있다. 쓰레기 같은 노래를 들으며 함께 쓰레기장으로 가고 있는 처지다. 나만 죽이고 싶은 것들이 있는 게 아니다. 나를 죽이고 싶은 이들이 각자의 콘테나에 나를 싣고 가는 중이다. 우리는 서로 죽이고 싶은 것들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수습해주고 싶은 것들이기도 한 셈이다. 그런 마음이 그래도 우리 사이에 통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교차로가 있다. 매일 지나며 어두워지는 마음, 날이 갈수록 어두워지는 마음이 있다. 고개를 빼고 사이드미러를 들여다보면 거기 버러지의 홑눈 겹눈이 있다. 이것은 어둠의 교육이고 훈련이다. 그러나 이런 건 아무래도 좋은 그 녀석들... 이런 것 따위 배우지 않는... 배울 필요도 없다는 듯이 구는... 그 녀석들은 정말이지 참아줄 수가 없다. 당연히 참아주기 어렵다. 매달아 끄는 게 아니라 쳐버리고 싶은 녀석들. 하지만 유령인 녀석들. 도로 한가운데 멍청하게 서있는 한 녀석을 피하려다 뒤집어질 뻔도 했다. 그렇게 죽이고 싶은 것들을 쏟아버리면 부서지도록 이를 깨물고 도로 주워야만 한다. 여전히 녀석은 도로 한가운데 서있는 동안에...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죽이고 싶어 하면? 오히려 좋아하지. 울면서도, 흐뭇하게 여긴다는 걸 안다. 핍박받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들! 그게 그들의 진짜 목적이다. 나는 안다. 그래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쓰려 드는 걸까? 이건 정말 미칠 노릇이다. 그래도 우리는 하여튼 꾹 참고 있다. 녀석들이 거의 없는 듯이.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도 못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그들, 쏟아진 개소리 위에 비린내 나는 우리를 쏟아붓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냐? 있다는 말이냐? 우리도 진실로 이 도로를 벗어나 떠돌 수 있는 거 아니냐? 하지만 아니다. 그들처럼은 싫다... 이 도로, 이 밤의 도로를, 이걸 당겨서 끊어버릴 수 있는 거 아니냐? 하지만 어떻게? 하지만 어떻게? 아무리 어려워도 추레라의 후진보다 어려울까? 곧 나들목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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