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일 월요일

조경

“조경이 뭐죠?” “풀 잘라서 모양 내는 거요.” 나는 조경사에게 그렇게 물었고 조경사가 내 물음에 대답했다. 우리는 정원에 있었고, 조경사가 풀들을 매만지며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 정원 벤치로 고용인이 쟁반에 다과를 들고 다가왔다. 나는 조경사를 부른 다음 다과를 권했다. 조경사가 나에게 말했다. “어떠신가요, 이 정원의 조경은.” “아름답군요.” 이렇게 말하면 끝인 것 같다. “풀은 왜 자르는 거죠?” 나는 조경사에게 물어보았다. “자라는 대로 멋대로 내버려 두면 관리가 안 된 것처럼 보이니까요.” 관리... 그럴듯한 대답이었다.

조경사는 부업으로 저택의 일을 돕기도 한다. 우리는 저택에서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내가 조경에 관해 갖고 있는 지식은 조금 추상적인 것이었다. “저번에는 들짐승이 나타나서 잔디를 먹어 치웠어요.” “그래서요?" “쫓았죠.” 저번에 있었던 일을 말하는 모양이다. 벨벳 나무 앞에 있는 벤치에 우리는 앉아 있었다. 나는 이 저택의 주인이었지만 저택에 갇혀 있기에는 갑갑했다. 나는 자주 정원으로 나와 쉬곤 했다.

내 친구 중에는 탐정이 있었는데, 그는 마침 이 저택의 식객으로 와 있었다. 나는 그를 불러 이곳으로 데려왔다. 그 친구의 이름은 릭이었다. “릭 씨. 차는 입에 맞으십니까?” “네, 맞아요.” 하고 그가 말했다.” “이 벨벳 나무 앞에 아침이면 담배꽁초들이 버려져 있곤 해요. 딱히 나올 사람이 없는데, 누가 버린 걸까요?” 하고 고용인이 탐정에게 물었다. “그건 내가 버린 거예요.” 내가 말했다. “탐정이 추리를 하길 기대했던 것 같은데, 안타깝게 되었군요.” 하고 조경사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 정원에서는 딱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농담 같은 흐름 속에 자신을 내맡겨 갔다. 조경사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다음으로는 탐정이, 그리고 다음으로는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저택으로 들어갔다. 고용인은 뭘 하는지 먼저 저택으로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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